고혈압 진단, 자세 때문이라고?…"체격 맞는 의자서 재야"

혈압측정. <사진: 연합뉴스>

혈압을 재는 몸의 자세가 잘못돼 혈압이 높게 측정되면서 고혈압 진단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 의대 가정·지역사회의학과 랜디 웩슬러 박사 연구팀이 성인 1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11일 보도했다.

이들은 18세 이상으로 팔의 둘레는 18~42cm였고 신장 병력이 있거나 심방세동 진단을 받은 일이 없었다.

연구팀은 이들을 무작위로 3그룹으로 나누어 병원 외래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A그룹(48명)은 먼저 높이가 고정된 책상의 의자에 앉아 혈압을 재고 이어 환자의 체격에 따라 혈압 측정 지침에 맞도록 앉는 자세를 조절할 수 있는 의자에 앉아 다시 혈압을 측정했다. B그룹(49명)은 순서를 바꾸어 체격에 맞도록 앉는 자세를 조절한 의자에서 먼저 혈압을 재고 이어서 높이가 고정된 책상에서 다시 쟀다.

C그룹(53명)은 두 번 다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의자에서 혈압을 쟀다. 두 차례의 혈압 측정은 모두 휴식 시간의 간격을 두고 진행했다.

결과는 높이가 고정된 책상에서 쟀을 때는 앉는 높이를 조절한 의자에 앉아 쟀을 때보다 최고 혈압인 수축기 혈압이 평균 7mmHg, 최저 혈압인 이완기 혈압이 평균 4.5mmHg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차이가 있어서 놀란 게 하니라 차이가 너무 지나쳐 놀랐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러한 차이는 실제 혈압은 정상 범위인 사람이 고혈압으로 잘 못 분류되기에 충분하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 의대 신장내과 전문의 조다나 코언 박사는 만약 이 때문에 혈압약이 필요 없는 사람이 혈압약을 먹게 되면 저혈압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저혈압이 되면 현기증이 나면서 어지러워 실신하거나 쓰러져 낙상할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혈압을 잴 때는 의자에 앉아 두 발을 바닥에 평평하게 딛고 등을 의자 등받이에 기댄 채 혈압계 커프를 낀 팔을 심장 위치와 평형선이 되도록 책상 위에 놓도록 미국 심장 협회와 심장 학회는 권고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의학 전문지 '랜싯'(Lancet)의 자매지 'e임상의학'(eClinical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강민성기자 km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