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번호로 카카오계정 만들어 범죄 조직에 넘긴 일당 검거…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범죄에도 악용

부산경찰청 사이범죄수사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피의자 60명 검거, 주범급 12명 구속
2021년 4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알뜰폰 유심 및 번호 변경 수법으로 카카오톡 계정 수만개 생성

(::부산경찰청 사이범죄수사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피의자 60명 검거, 주범급 12명 구속 2021년 4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알뜰폰 유심 및 번호 변경 수법으로 카카오톡 계정 수 만개 생성해 관련 법 위반::)

noname01 경찰이 불법 대포 카카오 계정 사건 피의자로부터 압수한 물건.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이승륜 기자

알뜰폰 유심 개통 뒤 여러 개의 전화 번호를 만들고 바꾸기를 반복하는 수법으로 카카오톡 계정을 무수히 만들어 범죄조직에 넘긴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A 씨 등 주범 12명을 구속 수사하고 관련 피의자 60명을 검거했다고 13일 밝혔다. 조사 결과 이들은 2021년 4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 등지의 사무실에서 알뜰폰 유심과 전화번호를 변경하는 수법으로 카카오톡 계정 2만4883개를 만들어 관련 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이동전화 1개의 유심을 개통하면 하루 만에 전화 번호 5개를 변경할 수 있는데, 이 번호로 다른 범죄 조직들이 카카오톡 계정에 가입할 때 인증을 대신했다. 알뜰폰 이중 번호로 카카오톡 ‘대포 계정(사용자와 실제 명의자가 다른 계정)’을 생성하고 해당 번호를 바꾸더라도 해당 계정을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A 씨 일당은 대포 계정을 ‘보이스피싱’ ‘몸캠피싱’ 등 범죄 조직에 대량 유통해 22억6270만 원의 부당 이득을 취하고 41건의 사기 등 범행을 방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 서울 강남구에서 마약 음료 관련 협박 사건이 벌어졌을 때도 범인들 간에 범행 지시를 위해 A 씨 일당의 대포 계정을 사용했다. 이 계정은 당시 학부모들이 범인들로부터 협박당할 때도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외에도 전국의 대포 계정 관련 피해 신고 사건 509건(피해액 112억 원)의 공조 수사도 진행 중이다. 경찰은 또 범행에 사용된 카카오 계정 6023개를 사용 중지하고 휴대전화 58대와 유심 199개를 압수한 데 이어 범죄수익 14억4000만 원을 환수했다.

사이버범죄수사대 관계자는 "범인들이 알뜰폰 통신사 유심을 개통한 후 당일 해지하는 것을 반복해도 통신사로부터 제재를 받지 않는 점을 노렸다"며 "자신의 카톡 계정을 남에게 판매하는 행위는 범죄다"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