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세계는 플라스틱 규제 중…국제 협약 ‘첩첩산중’

허효진 2023. 11. 1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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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정부가 최근 카페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단속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죠.

반면 해외에선 플라스틱 규제를 더 강력하게 시행 중이고 국제사회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까지 만들기로 했는데요.

이 내용, 지구촌 돋보기에서 허효진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환경 보호를 위해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야 한다, 이런 주장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아요.

[기자]

네, '플라스틱 규제'하면 다들 떠올리실 영상이 하나 있을 겁니다.

8년 전, 코스타리카 해변에서 찍은 영상인데요.

미국의 한 대학원생이 바다거북이 코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끄집어 냅니다.

누군가 무심코 바다에 버린 빨대를 거북이가 먹이인 줄 알고 삼켰던 건데요.

이 영상을 계기로 전 세계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퇴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습니다.

이밖에도 일회용품과 비닐봉투 등에 대해서도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는데요.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에 따르면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2019년 기준 1년에 4억 톤이 훌쩍 넘습니다.

2060년엔 3배가 넘는 12억 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생산량이 늘어날 게 자명하기 때문에 그만큼 규제도 절실한 상황입니다.

[앵커]

실제로 플라스틱은 환경 오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건가요?

[기자]

매해 세계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3억 5,000만 톤이라고 합니다.

이 무게는 전 세계 인구의 무게와 비슷하다고 하는데요.

2060년에는 이 플라스틱 쓰레기가 10억 톤이 넘을 거라는 예상이 나옵니다.

플라스틱은 썩는 데 500년이 걸리기 때문에 땅에 매립하면 토양이 그대로 오염되고요.

태우더라도 독성 물질이 발생합니다.

특히 이 플라스틱은 만들 때 화석연료가 쓰이는데 이 과정에서 탄소를 어마어마하게 배출하거든요.

2019년 기준으로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3.4%를 차지할 정도라서 지구 온난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이 분해될 때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이 바다는 물론, 사람 건강까지 위협한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앵커]

플라스틱 규제하면 유럽연합에서 가장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까?

[기자]

유럽연합은 2년 전부터 강력한 플라스틱 규제를 도입했는데요.

EU는 플라스틱세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에 대해 1kg당 0.8유로를 부과하는 겁니다.

또, 시장에 대체품이 마련돼 있는 빨대와 접시, 식기도구 등 9가지의 시장 출시를 아예 막아버렸습니다.

또, 음료컵이나 물티슈에 플라스틱 함유 여부나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알 수 있도록 표시하도록 했습니다.

회원국들은 이를 바탕으로 규제책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독일은 일정 규모의 카페나 식당 같은 곳에는 의무적으로 다회용기를 갖추게 했고, 플라스틱 포장재에 대해서도 재활용 의무화 비중을 60%대로 크게 높였습니다.

프랑스는 올해부터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아예 금지했습니다.

영국은 재생 플라스틱 비중이 적은 포장재에 대해서는 세금을 매깁니다.

[앵커]

이번 주에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만들기 위한 회의가 열리잖아요.

국제 플라스틱 협약, 어떤 내용을 담았나요?

[기자]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오염을 막기 위해 전 세계 175개국이 뜻을 모은 건데요.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플라스틱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플라스틱의 전 생애주기에 걸친 규제 규칙을 말합니다.

이에 따라 플라스틱 생산 제한이나 감축, 재사용 시스템 촉진, 화학 물질 사용 금지, 미세플라스틱 규제 등을 내용으로 합니다.

내년까지 이 국제 협약을 마련해서 확정한다는 방침입니다.

[회의 참석 EU 대표 : "시간이 짧습니다. 우리는 과감하고 혁신적이어야 하며 지체 없이 행동해야 합니다. 우리는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시키기 위해 협력하고 건설적인 정신으로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협약이 체결되면 사상 처음으로 법적 구속력을 가진 국제 플라스틱 규제가 마련되는 건데요.

플라스틱 규제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됐습니다.

[앵커]

규제 필요성에는 공감하겠지만 국가마다 상황이 다르니 입장도 조금씩은 다 다를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플라스틱 배출량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협약이 미치는 영향도 각 나라마다 차이가 있겠죠.

지난 6월에 열린 국제 플라스틱 협약 2차 회의에서도 이 부분이 여지없이 드러났는데요.

배출량이 많은 사우디나 중국, 인도 등은 협약을 투표가 아니라 만장일치로 채택하자고 주장했다고 하고요.

국가들마다 생각하는 구체적인 플라스틱 오염 종식 목표 연도에도 차이가 있었다고 합니다.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선 재원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 지에 대해서 의견이 달랐습니다.

이번 3차 회의에서는 각국 정부의 의견들을 조율해서 협약의 초안을 완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여기에 실생활에서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는 국민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것도 어려운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내년 하반기에는 우리나라에서 이 국제 협약 회의가 열릴 예정이거든요.

전 세계가 과연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나가는걸 넘어서 퇴출할 수 있을지 한번 지켜봐야겠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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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효진 기자 (h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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