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K-신인왕' 명맥 이은 유해란…내년엔 '태극낭자' 열풍 다시 불까
해외 진출 분위기 강해져…임진희·성유진·홍정민·이소미 도전장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유해란(22·다올금융그룹)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한동안 끊겼던 'K-신인왕' 명맥을 이었다. 국내에서 새롭게 넘어오는 골퍼들이 대거 가세할 내년엔 다시금 '태극낭자군단'의 열풍이 불어닥칠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해란은 1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벨에어의 펠리컨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LPGA투어 아니카 드리븐 바이 게인브리지 앳 펠리컨(총상금 325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추가, 최종합계 12언더파 268타로 공동 12위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에서 신인왕 포인트 46점을 추가해 누적 893점이 된 유해란은 그레이스 킴(호주·619점)과의 격차를 274점으로 벌려 다음주 열리는 LPGA투어 시즌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의 결과와 관계 없이 신인왕을 확정했다.
한국 선수가 LPGA투어 신인왕에 오른 것은 박세리(1998년), 김미현(1999년), 한희원(2001년), 안시현(2004년), 이선화(2006년), 신지애(2009년), 서희경(2011년), 유소연(2012년), 김세영(2015년), 전인지(2016년), 박성현(2017년), 고진영(2018년), 이정은6(2019년)에 이어 14번째다.
한국은 2010년대 이후 LPGA투어 신인왕을 독식하다시피했다. 특히 2015년 김세영부터 2019년 이정은6까지는 무려 5년 연속 신인왕을 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2020년대 들어선 신인왕 명맥이 끊겼다. 2020년엔 코로나19 영향으로 신인왕 수상자가 없었고, 2021년엔 파티 타바타나킷, 2022년엔 아타야 티띠꾼 등 태국 선수들에게 연달아 타이틀을 빼앗겼다. 2021년엔 김아림(28·한화큐셀), 지난해엔 최혜진(24·롯데)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아쉬움을 삼켰다.
미국 진출에 대한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선수들이 많아진 영향도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굳이 힘든 길을 선택하지 않는 케이스가 늘어난 것이다.
이런 가운데 KLPGA투어에서 5승을 거둔 유해란이 올 시즌 승승장구한 것은 적잖은 영향을 줬다. 유해란은 앞서 KLPGA에서 LPGA로 넘어간 전인지, 박성현, 이정은6, 최혜진처럼 국내를 평정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LPGA 퀄리파잉 시리즈를 수석으로 합격했고, 미국 무대에서도 첫 시즌부터 순조롭게 적응해나갔다.
KLPGA투어가 선수들의 해외 대회 출전 규정을 완화하면서 시즌 중 틈틈이 LPGA투어를 경험한 이들은 자신감도 키웠다. 이로 인해 선수들 사이에서는 세계 최고의 무대에 도전해보자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당장 이번달 말 열리는 LPGA투어 퀄리파잉 시리즈 최종전에는 임진희(25·안강건설), 성유진(23·한화큐셀), 홍정민(21·CJ), 이소미(24·대방건설) 등 KLPGA투어 소속 선수가 4명이나 출전한다. 국내 최강자인 박민지(25·NH투자증권)가 여전히 미국 진출을 망설이는 가운데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민 이들이 꽤 많다.
임진희는 올 시즌 4승으로 다승왕에 오르며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낸 뒤 기세를 몰아 LPGA투어 진출까지 노린다.
그는 "LPGA투어에 진출하게 된다면 세계랭킹 1위도 도전해 보고 싶다"면서 "물론 힘들겠지만 지금도 루키 시즌에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성과를 이뤘다.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KLPGA투어 통산 3승을 달성한 성유진은 올해 '초청선수'로 출전한 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에서 연장 승부 끝에 준우승을 차지한 뒤 해외 진출에 대한 마음을 키웠다. 더 큰 무대에서 꿈을 펼쳐보겠다는 포부다.
투어 통산 5승의 이소미 역시 올해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US 여자 오픈을 치르며 도전을 결심했고, 투어 통산 1승으로 4명 중 KLPGA 커리어가 가장 저조한 홍정민도 큰 뜻을 내비쳤다.
퀄리파잉 시리즈 최종전은 총 6라운드로 치러지며 상위 20위는 다음시즌 LPGA투어 풀시드를 얻을 수 있다. 21~45위는 LPGA 조건부 출전권과 함께 2부투어인 엡손투어 출전권을 얻는다.
4년만에 명맥을 이어간 유해란의 성공적인 데뷔와 새로운 얼굴들의 도전까지. 내년 시즌 LPGA투어는 한결 흥미롭게 전개될 전망이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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