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최대 병원 참사 현실화…국제사회 우려 속 이스라엘 강공 지속

김영아 기자 2023. 11. 1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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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 시간 10일 팔레스타인 최대 의료시설 알-시파 병원 모습

연일 계속되는 이스라엘의 포격과 의약품 및 전력 공급 중단으로 인해 가자지구 최대 병원에서 미숙아들이 숨지는 등 의료 참사가 현실화했습니다.

국제사회가 인도주의적 지원 허용과 교전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이스라엘은 강공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민간인 피해는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12일(현지 시간) 로이터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가자지구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로 큰 병원인 알-시파 병원과 알-쿠드스 병원이 이날부터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알-시파 병원은 전날부터 연료가 바닥나면서 인큐베이터에 있던 2명의 미숙아를 포함해 5명이 숨진 끝에 이날 운영을 중단했습니다.

토마소 델라 롱가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대변인은 "알-쿠드스 병원은 지난 6~7일간 세상과 단절됐다. 들어가지도 나가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알-시파 병원에서는 약 40명의 미숙아가 최소한의 난방용 전기를 활용해 인큐베이터 대신 일반 침대를 쓰고 있습니다.

전날 알-시파 병원에서는 시설 관리 직원이 건물 내에서 총에 맞았고, 창가에 있던 다른 관계자도 총격을 당했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이곳 병원에서 활동 중인 국경 없는 의사회 소속 의사인 모하메드 오베이드는 "600명에 달하는 입원 환자를 안전하게 대피시킬 수 있다는 보장을 해줘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팔레스타인 관계자는 이날 알-시파 병원의 상황을 이유로 이스라엘과의 인질 석방 협상을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3개 유엔 기관은 전쟁 발발 이후 지난 36일간 가자지구 의료시설이 최소 137회 공격받았고, 이로 인해 의료진 사망자 16명과 부상자 38명을 포함해 521명이 숨지고 686명이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소셜미디어 엑스에서 "이미 위태로운 상황을 더욱 악화하는 총격과 포격으로 인해 상황이 끔찍하고 위험하다"며 "사망한 환자가 크게 늘었지만 안타깝게도 알시파 병원은 더 이상 병원으로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아랍 국가들은 이스라엘에 대해 인도주의적 전투 중단, 가자지구 지원 허용, 의료시설 상황 개선 등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이스라엘은 의료시설 피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해명하는 한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민간인을 방패 삼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병원 주변 및 지하에 지휘소를 세웠으며, 자국민 등 인질 약 200명을 구출하기 위한 군사작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 CNN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군이 민간인 대피를 위한 안전 대피로를 마련했다면서 "병원에서 환자들을 데리고 나오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가자지구에 인질로 잡혀간 우리 아기들의 상황도 확실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곳 민간인을 돕기 위해 모든 일을 할 것"이라며 "하마스 요원 대상의 작전을 희생하더라도 병원의 피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하마스가 연료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을 병원 및 민간 시설에 제공하는 대신 군사작전과 지하 터널 유지에 쓰기로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날 밤 이스라엘군은 병원의 신생아 대피와 함께 300L의 연료 공급을 제안했으나, 하마스가 이 같은 방안을 거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하마스는 이런 주장이 허위 비방이라면서 "이스라엘의 목표는 환자와 의료진을 살해하는 등 주민들을 혼란스럽게 해 남쪽으로 이주시키려는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날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는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13명이 숨졌으며, 가자지구 북부 알-샤티 난민촌 주변에서도 전투가 이어졌다고 팔레스타인 관계자 및 주민들이 전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알-샤티 지역에서 무장세력 다수를 사살했다고 밝히고 주민들에 대해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김영아 기자 younga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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