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 소매판매, 정부 셧다운 가능성, 미중 정상회담[이번주 美 증시는]
미국 증시가 지난주까지 기술주 위주로 2주째 강력한 랠리를 이어갔다.
지난주 다우존스지수는 0.7%, S&P500지수는 1.3%, 나스닥지수는 2.4% 상승했다. 11월 들어 다우존스지수는 3% 이상 올랐고 S&P500지수는 약 5% 뛰었다. 나스닥지수는 7%가량 치솟았다.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전망에 따른 국채수익률 하락이 증시에 상승 모멘텀이 되고 있다.
증시는 현재 인플레이션이 하락세를 지속하며 연준의 긴축 사이클은 종료되고 경제 성장세는 둔화되는 경기 연착륙(소프트랜딩)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주에는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경제지표가 대거 발표된다.
CPI와 PPI 등의 인플레이션 지표는 연준의 긴축이 종결됐다는 시장의 기대가 맞는지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현재 다우존스가 조사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는 그리 긍정적이지는 않다. 지난 10월 CPI는 전년비 3.3% 올라 상승률이 전월(9월)의 3.9%보다 낮아졌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의 전년비 상승률은 4.1%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은 정책을 결정할 때 유가의 영향을 많이 받는 전체 인플레이션보다 변동성이 낮은 근원 인플레이션의 추세를 더 중시한다.
지난 10월 전체 품목을 포괄하는 헤드라인 CPI는 유가 하락에 따라 둔화됐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주거비와 헬스케어 비용 등은 크게 낮아지지 않으면서 근원 CPI는 떨어지지 않고 좀더 끈적끈적한 양상을 보였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약세론자들이 증시를 신중하게 보는 가장 큰 이유는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고금리의 영향이 경제 전반에 확산되면서 경기가 급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경제 상황이 어떤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이다. 이 중에 소매판매가 더 중요한데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가량을 소비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소매판매는 그간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에도 탄력적인 모습을 보여왔던 소비자 지출이 꺾이고 있다는 신호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지난 10월 소매판매는 전월비 0.7% 큰 폭으로 증가했던 지난 9월에 비해 0.1%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일에 증시는 11월 미시간대 소비자 심리지수가 4개월 연속 하락했다는 소식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소비자들의 심리 약화로 경기가 둔화되면 연준이 다시 금리를 올릴 이유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매판매가 예상 수준에서만 감소한다면 시장은 호재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경제가 급격히 꺾이며 경착륙(하드랜딩)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지켜볼 필요는 있다.
이번주에는 14일에 홈 디포, 15일에 타겟, 16일에 월마트 등 소매업체들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향후 소비 전망에 대해 좀더 구체적인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주에는 15일에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 지수와 16일에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제조업 지수를 통해 뉴욕과 필라델피아 지역의 11월 제조업 동향도 확인할 수 있다. 두 지표 모두 전월과 마찬가지로 마이너스를 유지하며 위축 상태를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일 장 마감 후에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작'으로 하향 조정한 것도 미국 금융시장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
무디스의 결정은 지난 10일 장 마감 후에 발표됐기 때문에 시장에 공식적으로 반영될 시간이 없었다. 미국 주식 선물시장은 소폭 약세를 보일 뿐 크게 동요하는 모습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의 규제로 AI(인공지능) 반도체의 중국 수출이 막힌 엔비디아나 중국 매출 비중이 큰 애플이나 스타벅스 투자자들이라면 1년여만에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 결과게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
투자자들로선 미중 정상이 양국간 경쟁이 격화되고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갈등을 피하고 지속적인 대화를 약속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주목할 만한 관계 회복의 신호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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