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록] 신탁사 위법 논란에 여의도한양 재건축 표류하나
[편집자주][정비록]은 '도시정비사업 기록'의 줄임말입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해당 조합과 지역 주민들은 물론, 건설업계에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도시정비계획은 신규 분양을 위한 사업 투자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장을 직접 찾아 낡은 집을 새집으로 바꿔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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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지난 1월 이 아파트를 국제금융 특화 주거단지로 재건축한다는 내용의 신통기획을 확정했다. 현재 588가구가 최고 층수 54층의 아파트 956가구와 오피스텔 210실 규모로 거듭날 예정이다. 서울시가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최종 확정하며 도입한 '비욘드 조닝'이 적용된 첫 타자인 만큼 유연한 도시계획을 통해 융복합 도시공간을 조성한다는 취지에 맞게 용적률 600%라는 인센티브가 제공됐다.
이 단지는 2017년 6월 재건축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고 조건부 재건축을 확정했다. 여의도 한양 재건축추진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는 이듬해 6월 KB부동산신탁(이하 KB신탁)을 시행사로 선정했다.
시정 지시에도 시공자 선정 절차를 강행하면 법적 절차에 나서겠다는 엄포에 KB신탁과 운영위는 당초 10월29일로 예정된 시공사 선정 총회를 무기한 연기했다. 권고를 무시하고 시공사를 선정했다가 결의 무효가 되면 소송전이 불가피하고 이 경우 사업이 크게 지연돼 더 큰 손해가 예상되기 때문. 시행자 측은 서울시 주장과 달리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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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은 하이엔드 오피스텔 분양을 통해 개발이익을 극대화함으로써 소유주에게 최소 3억6000만원 이상을 환급하겠다는 파격 제안을 했다. 동일 주택형 입주 시 모든 소유주가 분담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했다. 미분양 발생 시 준공 시점의 감정평가액이 아닌 최초 일반분양가로 현대건설이 대물 인수하겠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포스코이앤씨는 현대건설(3.3㎡당 823만원)보다 낮은 공사비(3.3㎡당 797만원)를 내결었다. 소유주 부담을 줄이기 위해 총 1조원의 사업비를 직접 조달하고 분양 수익에 따른 공사비 수령과 사업비 우선 상환 등의 조건을 제시했다.
여의도라는 입지적 특성과 함께 분양가 규제를 받지 않는 오피스텔도 짓기로 돼 있어 적잖은 수익이 예상되는 만큼 두 업체 간 기싸움이 팽팽했다. 지난 10월 단지 내에 나란히 주택홍보관을 짓고 소유주 지지 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시공사 선정이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구청 권고로 철거됐다.
지난달 27일 소유주 100여명은 KB신탁에 시공사 선정 중단에 대한 원인을 규명한 뒤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의 문서를 보냈다. 소유주들은 "사업이 지연되는 게 기정사실이 된 지금 시공사를 뽑는 절차만 다시 하면 되는 것인지 사업이 초기 단계부터 다시 진행돼야 하는지 어느 것 하나 명확한 게 없다"며 불만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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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부동산 신탁사들도 몸집을 부풀리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인가를 받은 부동산 신탁사는 14개로 이들의 위탁받은 총 재산은 2020년 277조5000억원에서 올 8월 398조3239억원으로 늘었다.
문제는 다수의 신탁사들이 미숙함을 보인다는 데 있다. 이들은 정비사업에 능통한 전문가가 아니어서 여의도 한양 사례처럼 허술한 운영이나 절차상 하자를 드러내기도 한다. 양천 목동신시가지7단지(목동7단지)에선 일부 소유주 단체가 전체 주민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예비신탁사를 선정해 마찰이 일었다. 영등포 신길우성2차·우창아파트 재건축사업에선 신탁사가 공사도급 가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소유주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며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사실 국내에서 신탁방식으로 완공된 단지는 별로 없다. 그나마 경기 안양 한양수자인 평촌리버뷰(코리아신탁)와 대전 동구 e편한세상 대전 에코포레(한국토지신탁) 등의 사례가 있을 정도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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