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자동차 세계 휩쓸 것” 울산에 정주영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손자 정의선 회장 “100년 기업 꿈꾼다”
“우리에게는 세계 제일의 무기가 있는데 그 무기란 바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기능공’들이다. 훌륭하고 우수한 이들의 능력과 헌신에 힘입어 머지않아 한국의 자동차, 우리의 자동차가 세계 시장을 휩쓰는 날이 온다고 나는 확신한다.”
13일 오전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정주영 선대회장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현대차가 AI를 이용해 정주영 회장의 생전 목소리를 복원해, 이날 임직원들에게 들려준 것이다. 정주영 회장의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에 담긴 내용이다.
현대차가 정주영 회장의 메시지를 되새긴 것은 이날 현대차가 울산공장 내 축구장 80개에 달하는 54만8천㎡ 규모 부지에 2조원을 투입해 새 전기차 공장을 짓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날 기공식을 열고 정주영 회장의 목소리로 앞으로 포부를 밝혔다.
현대차는 이 공장에서 2026년 상반기부터 연 20만대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 4월 착공한 기아의 화성 전기차 전용공장과 더불어 1994년 이후 29년 만에 국내에 새로 짓는 공장이다. 특히 이 공장은 현대차 56년 역사를 통해 쌓은 역량을 총동원해 현대차그룹을 대표하는 미래 첨단 공장으로 만들기로 했다.
정주영 선대회장의 손자인 정의선 현대차그룹회장은 이날 기공식에서 “울산 EV 전용공장은 앞으로 50년, 전동화 시대를 향한 또 다른 시작”이라며 “이 자리에서 100년 기업에 대한 꿈을 나누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최고의 차를 만들겠다는 꿈이 오늘날 울산을 자동차 공업 도시로 만든 것처럼, 현대차는 EV 전용공장을 시작으로 울산이 전동화 시대를 주도하는 혁신 모빌리티 도시가 될 수 있도록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공장에서는 향후 출시될 제네시스 대형 전기 SUV를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을 대표하는 최고급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이 될 예정이다. 플래그십은 ‘기함’이란 뜻으로 함대를 이끄는 깃발이 달린 배를 의미하는데, 한 브랜드를 대표하는 상징 제품이란 뜻으로 쓰인다.
현대차는 또 전기차 전용 공장을 혁신적인 제조 플랫폼과 최적의 근무 환경을 갖춘 인간 중심의 공장으로 만들어 전동화 시대 현대차 모빌리티 생산의 허브로 자리매김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제어 시스템과 친환경 저탄소 공법, 인간 친화적 설비 등이 포함된 미래형 공장으로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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