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AG 결승전 시청률 4.4%...韓럭비, 인지스포츠 도약 신호탄 쐈다
대한럭비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대한민국 럭비 역사상 처음으로 지상파에서 결승전을 생중계됐다. 지난 9월 26일 KBS에서 방영한 한국과 홍콩과의 럭비 결승전은 시청률 4.4%(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97만 가구, 가구당 3명으로 환산 시 약 291만명이 17년 만에 은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럭비 선수들을 응원한 것으로 추산된다.
경기 결과 또한 ‘값진 은메달’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KBS·SBS·MBC 등 주요 방송사의 스포츠 메인뉴스로 다뤄졌다. 앞서 2002 인천 아시안게임에는 국내에서 결승전 문턱에 올랐음에도 생중계 편성에서 제외된 바 있다.
대한럭비협회는 “인천 아시안게임 사례를 비춰보면, 이번 항저우에서의 결승전 생중계와 방송사 메인뉴스 장식은 달라진 한국 럭비의 위상이 반영된 결과다”고 밝혔다.
럭비 위상의 변화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기간 ‘럭비’ 검색량에서도 엿볼 수 있다. 검색포털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럭비 결승전이 진행된 지난 9월 26일 ‘럭비’ 검색량(포털 기준)은 2016년 이래로 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 당일 검색량은 종전 최대치인 지난 2021년 7월 26일 검색량보다도 약 10% 이상 많았다. 2021년 7월 26일은 도쿄올림픽 기간으로, 이날 대한민국 럭비 100년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본선에 진출해 뉴질랜드와의 조별예선 첫 경기가 열리며 한국 럭비가 큰 이목을 끈 바 있다.
검색량 상위 1, 2위에 자리한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과 도쿄올림픽 조별예선 첫 경기 모두 지난 2021년 2월 대한럭비협회 24대 집행부가 들어선 이후 발생한 이슈다. 24대 집행부 활동 전까지만 해도 최대 검색량은 한국 럭비가 아닌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당시 7인제 럭비 최초로 금메달을 따낸 럭비 강국 ‘피지’였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 검색량은 피지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이슈화된 지난 2016년 8월 12일 검색량 대비 1.5배 가량 많았다. 출범 이후 럭비 인지스포츠화의 교두보 역할에 주력하고 있는 24대 집행부의 노력이 뒷받침된 결과라는 평가다. 더불어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도쿄올림픽 이후 소원해졌던 럭비에 대한 관심을 대중들에게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한국 럭비 관련 언론보도 기사 수에서도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이전 스포츠 국제대회와 비교해 압도적인 면모를 보였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기간 한국 럭비 관련 기사 수는 총 866개로, 종전 최다치인 도쿄올림픽 기간(821개) 대비 5.5%(45개) 많았으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519개)보단 46.5%(275개) 많은 보도가 이뤄졌다.
역대 아시안게임 가운데서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482개) 대비 79.7%(384개) 많았으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235개)과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147개)과 비교해선 각각 3.7배, 5.9배 많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럭비를 향한 뜨거웠던 관심은 온라인 기사 조회수에서도 가늠할 수 있다는 게 대한럭비협회 측의 설명이다.
럭비 국가대표팀은 9월 24일 대만·스리랑카를 꺾은 조별예선을 시작으로, 이튿날인 25일 말레이시아와 26일 중국을 상대로 승리한 후 홍콩과의 결승전에 도달했다. 한국 럭비의 항저우 여정을 담은 기사들은 30만뷰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네이버 스포츠 카테고리 내 상위 인기기사에 이름을 올렸다.
대한럭비협회 최윤 회장은 “24대 집행부가 주력해 왔던 부분이 럭비 특유 매력과 감동적인 스토리를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더 널리 알리느냐는 것이었다”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럭비를 향해 높아진 국민들의 관심은 그 의미가 더 소중하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어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수단장으로서 바랐던 것 또한 비인지 종목들이 더 많은 분들께 알려지고, 선수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긍심을 심어주는 일이었다”며 “종목 협회장이자 스포츠 후원가로서 스포츠가 지닌 진정한 가치를 되돌려줄 방법을 계속 고민하면서, 작은 힘이나마 한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 곁에서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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