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멕시코에 현지 법인 설립…‘1조7000억’ 라틴 음악시장 접수 예고

지난해 라틴 시장 전년 대비 26.4% 증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지난해 8월2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샌타모니카의 게펜 레코드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 데뷔 : 드림 아카데미’(The Debut: Dream Academy) 언론 공개 행사 연단에 올랐다. 하이브 제공

 
가요기획사 하이브(HYBE)가 멕시코에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 법인을 설립하고, 라틴 음악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13일 하이브에 따르면, 라틴시장 진출을 위해 하이브는 최근 ‘엑자일 콘텐트’(Exile Content) 산하 라틴 음악 업체 ‘엑자일 뮤직’(Exile Music)을 인수했다. 인수 금액은 밝혀지지 않았다.

엑자일 뮤직은 레코딩, 음원 퍼블리싱,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공연기획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하이브는 라틴시장에 적합한 아티스트 발굴과 육성, 정상급 프로듀서 영입과 현지에 최적화된 트레이닝 체제 구축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 이사회 의장은 아이작 리 엑자일 콘텐트 창업자가 맡는다. 리 의장은 세계 최대 스페인어 콘텐츠 TV채널로 꼽히는 ‘유니비전 커뮤니케이션’과 ‘텔레비자’의 최고 콘텐트 책임자(Chief Content Officer)를 역임했으며 넷플릭스·아마존 등에서 방송된 여러 영화와 다큐멘터리의 프로듀서로 활동했다.

하이브는 리 의장이 가진 역량과 네트워크를 통해 라틴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한편, 하이브의 이번 라틴 음악 시장 진출은 방시혁 의장이 여러 차례 언급한 ‘K팝 위기론’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K팝 시장의 위기를 타개하고 하이브 외연을 확장하고자 라틴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는 것.

하이브에 의하면 지난해 기준 라틴 아메리카 음반·음원 시장 규모는 13억 달러(약 1조7134억원)로, 전년 대비 26.4%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음반·음원 시장 규모가 약 9%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라틴 시장의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팝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미국 인구의 약 20%가 스페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라틴 음악의 인기가 높다고 한다. 실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의 ‘톱 10’에 오른 비(非) 영어 노래 35곡 가운데 스페인어 곡이 19개로 과반을 차지한다.

정경인 온라인 뉴스 기자 jinori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