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 착공… “100년 기업 꿈 이룬다”

백소용 2023. 11. 1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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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온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전기차 공장을 품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현대차가 29년 만에 국내에 짓는 신공장이다. 현대차는 이 공장을 전동화 시대 현대차 생산 허브로 삼고 미래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울산 EV 전용공장 조감도. 현대차 제공
◆1967년 세워진 울산공장에 들어서는 신공장

현대차는 13일 울산공장 내 전기차 신공장 부지에서 ‘울산 EV(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현대차 사장과 이동석 현대차 국내생산담당 부사장 등 경영진과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이채익 국회의원, 이상헌 국회의원, 박성민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울산 EV 전용공장은 앞으로 50년, 전동화 시대를 향한 또 다른 시작”이라며 “이 자리에서 100년 기업에 대한 꿈을 나누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회장은 “과거 최고의 차를 만들겠다는 꿈이 오늘날 울산을 자동차 공업 도시로 만든 것처럼, 현대차는 EV 전용공장을 시작으로 울산이 전동화 시대를 주도하는 혁신 모빌리티 도시가 될 수 있도록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판매량 세계 3위로 올라선 현대차의 역사는 울산공장이 설립된 1967년부터 이어진다. 당시 울산공장을 설립한 정주영 선대회장은 “자동차는 달리는 국기”라며 이곳에 자동차 공장의 터를 잡았고, 현대차의 첫 고유 모델 포니(1975년) 등을 탄생시켰다.

정 선대회장의 메시지는 이날 인공지능(AI)을 통해 복원돼 공개됐다. 그는 “우리에게는 세계 제일의 무기가 있는데 그 무기란 바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기능공’들”이라며 “훌륭하고 우수한 이들의 능력과 헌신에 힘입어 머지않아 한국의 자동차, 우리의 자동차가 세계 시장을 휩쓰는 날이 온다고 나는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몽구 명예회장의 품질 최우선주의는 ‘품질 경영’이라 불리며 현대차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이를 통해 울산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공장으로서 현대차 완성차 생산의 중심이자 국내 자동차 산업 발전의 산실로 발돋움했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을 맞아 진행되는 헤리티지 전시에 공개된 현대차 첫 조립모델 ‘코티나’ 복원 차량. 현대차 제공
◆2026년부터 양산 시작… 사람 중심의 공장

울산 EV 전용공장은 1996년 아산공장 이후 29년 만에 들어서는 현대차의 국내 신공장이다. 54만 8000㎡(약 16만6000평) 부지에 연간 20만 대의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약 2조원을 투자해 2025년 완공 예정이며 2026년 1분기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초대형 SUV 전기차 모델이 신설 공장에서 처음 생산될 예정이다.

EV 전용공장은 종합 주행시험장 부지에 들어선다. 현대차가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도모하던 1980년대 전세계 다양한 지형과 기후를 견딜 수 있는 차량을 개발하기 위한 시설로 활용된 곳이다. 

현대차는 EV 전용공장에 혁신적인 생산 설비와 최적의 근무환경, 자연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 사람 중심의 공장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우선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실증 개발한 제조 혁신 플랫폼을 적용해 근로자 안전과 편의, 효율적인 작업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미래형 공장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 플랫폼에는 △수요 중심의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제어 시스템 △탄소중립·RE100(재생에너지 사용 100%) 달성을 위한 친환경 저탄소 공법 △안전하고 효율적 작업이 가능한 인간 친화적 설비 등이 포함돼 있다. 현대차는 이를 활용해 EV 전용공장에 부품 물류 자동화 등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생산 차종 다양화 및 글로벌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 생산 시스템을 도입하며 제품 생산성 및 품질 향상을 위한 조립 설비 자동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장재훈 사장은 “지난 반세기 동안 현대차 울산공장은 생산 라인의 기술자들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만들고, 도전하면서 발전해왔다”며 “사람의 힘으로 원대한 꿈을 현실로 만들어온 울산공장의 헤리티지를 이어받아, 현대차는 사람을 위한 혁신 모빌리티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을 맞아 진행되는 헤리티지 전시에 마련된 울산공장 직원들의 소장품과 예전 장비들로 꾸며진 ‘작업자의 방’. 현대차 제공
◆현대차 과거·미래 잇는 기공식과 전시

이날 기공식은 울산공장 근무자의 시점에서 ‘오래된 미래’라는 주제로 울산공장의 과거와 현재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꿈꾸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정 선대회장의 음성이 담긴 영상으로 시작돼 현대차의 인본주의 정신을 되짚어보고 사람 중심의 혁신과 이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 비전 ‘인류를 위한 진보’를 실천하기 위해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선보였다.

정 회장 인사말에 이어 현대차 이동석 국내생산담당 부사장과 울산공장장을 역임한 김억조 전 부회장이 참석한 패널 토크에서는 울산 EV 전용공장의 주요 특징과 비전이 소개됐다.

행사의 대미를 장식한 세리머니는 ‘또 하나의 꿈을 향한 문’을 콘셉트로 울산공장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문을 열고 또 하나의 꿈인 미래 EV 시대를 이끌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기공식에는 역대 울산공장장과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도 참석했다. 주지아로는 포니와 포니 쿠페 디자인을 시작으로 포니 엑셀, 프레스토, 스텔라, 1~2세대 쏘나타 등 다수의 현대차 초기 모델들을 디자인했다.

현대차는 전기차 공장 착공을 기념해 울산공장의 지난 50년을 돌아볼 수 있는 헤리티지 전시도 운영한다. △꿈의 시작 △꿈의 실현 △우리의 꿈, 오래된 미래라는 3가지 테마로 구성됐다. 전시는 내년 1월부터 울산공장 문화회관 헤리티지홀에서 시민들에게도 무료로 공개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울산공장은 반세기 전 자동차 생산력이 없던 대한민국이 세계 제일의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원대한 꿈을 안고 설립한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공장”이라며 “국내 최대 규모의 울산 EV 전용공장을 통해 미래 자동차 생산의 패러다임을 리딩하고, 제품의 품질, 공장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여 사람들에게 더 나은 모빌리티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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