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음부 가려움증, 질염 증상인 줄 알았더니 원인은 ‘이것’?

신나경 2023. 11. 1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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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닥 의학기자 신나경 원장ㅣ출처: 하이닥

생각보다 많은 여성이 ‘생식기 가려움’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다. 생식기 가려움 증상을 유발하는 가장 대표적인 질환은 ‘질염’으로, 산부인과에서 원인균에 맞는 항생제나 항진균제 치료를 진행하면 빠른 호전을 보인다.

그런데 평소보다 냉의 양이 증가하면서 가려움 증상이 지속돼 산부인과를 찾았더니 질염이 아니라는 진단을 받는 경우가 있다. 질염으로 인한 치료를 받고 원인균이 사라짐을 확인했음에도 가려움 증상이 계속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경우 체내 면역력 문제로 유발된 피부염으로 인한 증상이 아닐지 의심해야 한다.

생식기 부위에 습진이 발생하면 가려움으로 증상이 시작되는데, 생식기 습진으로 인한 가려움을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이유로 방치하게 되면 추가적인 증상이 나타나거나 신체 다른 부위까지 증상이 번질 수 있다. 초기 치료시기를 지나 만성화되면서 증상이 악화되면 치료는 더욱 어려워진다.

생식기 습진을 유발하는 ‘냉대하증‘
생식기 습진을 유발하는 신체 증상은 한 가지로 정의 내리기 어렵다. 또한 이상 증상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부분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기 전후로 나타난 신체 변화를 유심히 관찰하고 되짚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 예로 여성들에게 생식기 분비물의 증가는 무언가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을 알리는 척도가 될 수 있다.

평소 적당량의 질 분비물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여성의 외음부는 분비물을 통해 항균작용을 해 분비물의 양이 너무 적으면 오히려 염증에 취약할 수 있다. 배란기가 되면 냉의 분비량이 늘어나기도 한다. 문제는 적정 수준 이상으로 냉이 많이 분비되는 경우이다. 질 분비물이 너무 많아질 경우 오히려 염증을 유발할 수 있고, 생식기 부위가 습하고 찝찝한 느낌과 함께 습진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질 분비물의 불균형으로 인해 유발된 생식기 습진은 발생 초기에 알아채기 어려워 치료가 쉽지 않다. 질염에 걸릴 경우 냉이 많아지는 증상뿐 아니라 비린내와 같은 냄새가 동반되고, 마치 찌꺼기와 같은 평상시와 다른 형태의 냉이 나온다. 이럴 경우 질염 등과 같은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그러나 생식기 습진을 유발할 정도의 분비물 증가는 그 외 특징적인 양상을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조금만 통풍이 되지 않아도 외음부가 습하게 느껴지고 참기 힘든 가려움증과 함께 평소보다 분비되는 냉의 양이 증가한다. 이러한 증상이 느껴진다면 ‘냉대하증’으로 인해 생식기 습진이 유발됐을 수도 있다.

냉대하증의 원인이 되는 만성 피로
여성은 배란주기가 아니어도 피로가 누적되면 냉의 양이 늘어날 수 있다. 마치 감기에 걸리지 않아도 비염이 있으면 콧물이 늘어나듯이 면역력이 떨어지면 질 분비물이 늘어나는 것이다.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고 생각하더라도 면역력이 저하되어 자생 능력만으로 피로가 쉽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외음부에 습한 환경이 만들어지기 쉽다. 물론 단순히 피로가 누적돼 분비물의 양이 늘어난 것만으로 극심한 가려움이 나타나는 생식기 습진 증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는 면역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는 상태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면역력의 저하를 유발하는 세부적인 원인 또한 하나로 정의하기 어렵다. 체력적인 무리로 피로가 누적된 것일 수도 있고, 체력적인 문제는 없지만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 외에도 수면 장애, 평상시 소화가 잘 안되거나 무른 변을 보는 등 소화기관에 발생한 문제, 감기나 비염을 달고 사는 호흡기 문제 등 정말 다양한 원인이 있다. 그리고 그 각각의 원인에 따라 치료를 해야 하는 부분, 관리를 해야 하는 부분이 모두 달라야 한다.

생식기 습진 치료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습진은 정해진 약과 치료법 또한 없기에 각각의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와 관리를 적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생식기 습진의 근본 원인 파악이 필요하다. 현재의 피부 상태나 몸 컨디션을 살피는 것뿐만 아니라 의료진과 함께 가려움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부터 어떤 생활패턴을 갖고 있었고, 과거에는 어떤 증상이 있었는지 등을 복합적으로 체크해 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원인을 찾으면 그 뒤에 이어지는 치료 과정은 한결 수월해진다. 원인에 맞는 치료를 통해 질 분비물의 균형을 맞추고 면역력이 회복되기 시작하면 통이 넓은 바지나 치마를 입지 않아도 통풍이 잘 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일상의 편안함을 회복할 수 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신나경 원장 (한의사)

신나경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전문가 대표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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