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 전기차 공장 첫 삽… “향후 50년, 전동화 시대를 향한 시작”

울산=박진우 기자 2023. 11. 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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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원 투자해 연산 20만대 체제 구축
26년 제네시스 초대형 전기 SUV 양산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은 앞으로 50년, 전동화 시대를 향한 또 다른 시작입니다. 이 자리에서 100년 기업에 대한 꿈을 나누게 돼 영광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13일 현대차 울산 공장에서 진행된 전기차(EV)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 회장은 “과거 최고의 차를 만들겠다는 꿈이 오늘날 울산을 자동차 공업 도시로 만든 것처럼 현대차는 EV 전용공장을 시작으로 울산이 전동화 시대를 주도하는 혁신 모빌리티 도시가 될 수 있도록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 건설현장. /울산=박진우 기자

울산 EV 전용공장은 54만8000㎡(약 16.6만평) 부지에 연간 20만 대를 양산하는 체제로 건설된다. 투자 규모는 약 2조원으로, 올해 4분기 본격적인 건설에 착수했다. 2025년 완공을 계획하고 있으며, 2026년 1분기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 생산 첫 모델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초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될 예정이다.

EV 전용공장이 들어서는 곳은 과거 종합 주행시험장이 있던 곳이다. 이곳은 1980년대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한 현대차가 다양한 지형과 혹독한 기후를 시험해 보는 시설로 만들었다. 쏘나타, 엑센트, 아반떼 등 회사 장수 제품의 성능과 품질을 담금질한 곳이기도 하다. 1991년 회사 최초의 전기 시험차인 쏘나타(Y2) EV를 개발했고, 이듬해 첫 무인자동차를 주행시험장 내 험로인 벨지안로에서 시험 주행에 성공했다.

울산 EV 전용공장에는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혁신센터(HMGICS)가 개발한 제조 혁신 플랫폼이 적용된다. 수요 중심의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제어 시스템, 탄소중립·RE100(재생에너지 사용 100%) 달성을 위한 친환경 저탄소 공법, 안전하고 효율적 작업이 가능한 인간 친화적 설비 등이 플랫폼을 구성한다.

또 부품 물류 자동화 등 스마트 물류 시스템이 구축되고, 생산 차종 다양화 및 글로벌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 생산 시스템이 도입된다. 제품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위한 조립 설비 자동화도 추진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3일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울산=박진우 기자

공장은 육중한 기계가 늘어져 있는 삭막한 장소에서 탈피, 자연 친화적인 설계가 이뤄졌다. 이를 통해 작업자의 피로도를 줄이고, 작업자 간 교류를 활성화한다. 공장 내부는 자연광을 최대한 끌어들여 직원들이 따뜻한 햇살을 느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휴식과 사무 공간으로 쓰일 그룹 라운지는 오픈형으로 구성,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일 수 있도록 한다.

울산의 자연을 공장 안으로 들여온 것처럼 꾸며지는 센트럴파크는 휴식 공간이자 각 동을 연결하는 허브가 된다. 태양광 발전 패널과 업사이클링(재활용) 콘크리트 패널 등을 적용,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지속 가능한 공장으로도 만들어진다.

◇ AI로 복원된 정주영 선대회장 “우리의 자동차가 세계 시장을 휩쓸 것”

이날 행사에는 정 회장을 비롯, 장재훈 현대차 사장, 이동석 현대차 국내생산담당 부사장,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이채익 국회의원, 이상헌 국회의원, 박성민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어 정주영 선대회장도 깜짝 손님으로 초대됐다. AI를 통해 복원된 정주영 선대회장은 “우리에게는 세계 제일의 무기가 있다. 그 무기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기능공’들”이라며 “훌륭하고 우수한 이들의 능력과 헌신에 힘입어 한국의 자동차, 우리의 자동차가 세계 시장을 휩쓰는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현대차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 조감도. /현대차 제공

현대차 울산공장은 1968년 조립공장으로 출발했다. 1975년 국내 첫 고유 모델인 포니를 양산했다. 건설 반세기가 넘은 울산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공장으로 발돋움했다. 5개의 독립 생산 설비를 갖추고, 내연기관차는 물론 수소연료전지차, 전기차를 함께 생산한다. 엔진과 변속기 등 자동차 핵심 부품도 자체 생산 중이다.

장재훈 사장은 “지난 반세기 동안 현대차 울산공장은 생산 라인의 기술자들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만들고, 도전하면서 발전해왔다”며 “사람의 힘으로 원대한 꿈을 현실로 만들어 온 울산공장의 헤리티지를 이어받아, 현대차는 사람을 위한 혁신 모빌리티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공식은 ‘오래된 미래’리는 콘셉트로, 울산공장의 과거와 현재를 되짚고,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표현하도록 연출됐다. 사람 중심의 혁신과 이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 비전 ‘인류를 위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의 실천을 위해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 EV 공장 기공식 기념해 울산공장 50년史 전시

현대차는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을 기념해 울산공장의 지난 50년을 돌아볼 수 있는 전시를 운영한다. ‘꿈의 시작·꿈의 실현·우리의 꿈, 오래된 미래’라는 세 가지 주제로 마련됐다.

울산공장 50년 역사 전시에 나온 직원들의 명찰, 보고서, 명함 등. /울산=박진우 기자

첫 주제 ‘꿈의 시작’에서는 울산공장이 최초로 생산한 코티나 복원차와 울산공장 설립, 경부고속도로 건설 관련 사료를 살펴볼 수 있다. 그다음 ‘꿈의 실현’에서는 현대차 첫 독자 모델 생산을 위한 울산 종합자동차공장 건설, 첫 독자 모델 포니의 탄생, 수출 전용부두 건설, 주행시험장 완공 등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자동차 공장이라는 꿈을 실현한 과정 등을 전시한다.

마지막 ‘우리의 꿈, 오래된 미래’는 현대차 울산공장 직원의 이야기를 담았다. 차곡차곡 모은 월급봉투와 사원증, 품질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썼던 노트 등 울산공장 임직원의 흔적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내년 1월부터 울산공장 문화회관 헤리티지 홀에서 열리며, 일반 시민에게 무료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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