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동화 시대' 100년 기업 새 도전···EV 공장 착공

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 개최
정의선 "전동화 시대 향한 또 다른 시작"
아산공장 이후 29년 만에 국내 신공장
최적 근무환경의 사람 중심 공장 조성
연 20만 대 규모···2026년 1분기 첫 생산

현대차는 13일 울산공장 내 전기차(EV) 신공장 부지에서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울산 EV 전용공장 조감도. 사진 제공=현대차

[서울경제]

“울산 전기차(EV) 전용공장은 앞으로 50년 전동화 시대를 향한 또 다른 시작입니다.”(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대차(005380)그룹이 미래 전동화 시대를 주도할 100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13일 현대차 울산공장 내 전기차 신공장 부지에서 열린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과거 최고의 차를 만들겠다는 꿈이 오늘날 울산을 자동차 공업 도시로 만들었다”며 “현대차는 EV 전용공장을 시작으로 울산이 전동화 시대를 주도하는 혁신 모빌리티 도시가 될 수 있도록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공식에는 정 회장과 장재훈 현대차 사장, 이동석 국내생산담당 부사장 등 경영진과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등 주요 인사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1968년 조립 공장으로 출발한 울산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공장이다. 이 공장은 반세기 동안 현대차 완성차 생산의 중심이자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 발전의 산실로 발돋움했다. 울산 EV 전용공장은 1996년 아산공장 이후 29년 만에 들어서는 현대차의 국내 신공장이다. 과거 종합주행시험장으로 활용되던 54만 8000㎡(약 16만 6000평) 부지에 연간 20만 대의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신공장 건설에 약 2조 원이 신규 투자되며 올해 4분기부터 본격적인 건설에 착수해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2026년 1분기부터 양산에 들어가며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초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전기차 모델이 이곳에서 처음 생산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울산 EV 전용공장을 인간 중심의 공장으로 건설할 방침이다. 정주영 선대회장이 강조했던 ‘인본주의 정신’을 계승해 전동화 시대 현대차 모빌리티 생산의 허브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기공식에서는 “우리에게는 세계 제일의 무기가 있는데 그 무기란 바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기능공들”이라며 “훌륭하고 우수한 이들의 능력과 헌신에 힘입어 머지않아 한국의 자동차, 우리의 자동차가 세계 시장을 휩쓰는 날이 온다고 나는 확신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정 선대회장의 음성이 공개되기도 했다.

울산 EV 전용공장은 혁신적인 생산 설비과 임직원을 위한 최적의 근무 환경을 갖추게 된다. 현대차는 이곳에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실증 개발한 제조 혁신 플랫폼을 적용해 근로자 안전과 편의, 효율적인 작업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미래형 공장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HMGICS의 제조 혁신 플랫폼에는 △수요 중심의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제어 시스템 △탄소중립·RE100(재생에너지 사용 100%) 달성을 위한 친환경 저탄소 공법 △안전하고 효율적 작업이 가능한 인간 친화적 설비 등이 포함돼 있다.

현대차는 이를 활용해 EV 전용공장에 부품 물류 자동화 등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구축한다. 또 생산 차종 다양화와 글로벌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 생산 시스템을 도입하며 제품 생산성 및 품질 향상을 위한 조립 설비 자동화를 추진한다. 이 밖에도 로보틱스, 스마트 물류 시스템, AI 등 기술로 안전·정확하고 효율적인 작업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울산 EV 전용공장은 또 자연 친화적인 설계로 작업자들의 피로도를 줄이고 서로 간의 교류를 활성화한다. 공장 내부로 자연광을 최대한 끌어들이고 휴게·사무 공간으로 활용될 그룹라운지를 개방형로 구성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울산의 자연을 공장 안으로 들여온 센트럴파크는 휴식 공간이자 각 동을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한다. 아울러 파사드에는 태양광 발전 패널과 업사이클링 콘크리트 패널 등을 적용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다.

장재훈 사장은 “지난 반세기 동안 현대차 울산공장은 생산 라인의 기술자들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만들고, 도전하면서 발전해왔다”며 “사람의 힘으로 원대한 꿈을 현실로 만들어온 울산공장의 헤리티지를 이어받아 현대차는 사람을 위한 혁신 모빌리티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을 맞아 울산공장의 지난 50년을 돌아볼 수 있는 헤리티지 전시를 운영한다. 이번 전시는 △꿈의 시작 △꿈의 실현 △우리의 꿈, 오래된 미래라는 3가지 테마로 구성된다. 전시는 내년 1월부터 울산공장 문화회관 헤리티지 홀(Heritage Hall)을 통해 일반 시민들에게도 무료로 공개될 계획이다.

노해철 기자 s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