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하는 ‘빌라 기피 현상’, 아파트 전세난에도 영향... “임차인 안전장치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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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세대·다가구를 중심으로 한 전세사기와 역전세난으로 '빌라 기피 현상'이 길어지고 있다.
서울 빌라 전월세 월간 거래량은 35개월 만에 최소치로 떨어졌다.
올해 1∼10월 서울 빌라 전월세 거래량은 10만9338호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8% 감소했다.
특히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의 전월세 거래량은 1∼10월 11만4962건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1년(1∼10월 기준) 이래 가장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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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세대·다가구를 중심으로 한 전세사기와 역전세난으로 ‘빌라 기피 현상’이 길어지고 있다. 서울 빌라 전월세 월간 거래량은 35개월 만에 최소치로 떨어졌다.
13일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 ‘부동산거래현황’ 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국 빌라(다가구·다세대·연립) 매매 거래량은 6만9417호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1.5% 감소했다. 매년 1∼9월 기준으로 이 같은 거래량은 2006년 부동산거래통계(주택) 작성이 시작된 이후 최저치다.
빌라 거래량은 2021년 1∼9월 18만8561호였으나, 지난해 11만8664호, 올해 6만호대로 급감했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연간 빌라 매매 거래량이 처음으로 10만건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 주택 거래량에서 빌라가 차지하는 비율은 올해 1∼9월 16.4%로 역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작년 같은 기간(28.4%)보다 12%포인트(p) 낮아졌다.
서울을 중심으로 빌라 전월세 거래도 급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를 보면 지난달 서울 다세대·연립 전월세 거래량은 8629호다. 2020년 11월(8381호)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세대·연립 전월세 거래량은 계속해서 매월 1만건 이상을 유지하다가 9월부터 월 1만건 아래로 떨어졌다. 올해 1∼10월 서울 빌라 전월세 거래량은 10만9338호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8% 감소했다.
반면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늘었다. 올해 1∼9월 31만6603건이 거래돼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0% 증가했다. 아파트 매매 거래 증가로 이 기간 전체 주택 거래량은 작년 동기보다 소폭(1.4%) 증가한 42만804호였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1∼10월 22만4495호로 5% 늘었다. 특히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의 전월세 거래량은 1∼10월 11만4962건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1년(1∼10월 기준) 이래 가장 최대 규모다.
업계에선 통상 아파트와 빌라 전세가는 비슷한 흐름으로 움직이지만, 지금처럼 아파트 전셋값 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빌라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세사기의 후유증과 상처가 생각보다 깊다”며 “빌라는 현재 공급자도 기피하고, 매수자·임차인도 기피하는 시장이 됐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아파트에서 태어나 자라난 ‘2030 아파트 키즈’의 아파트 쏠림 현상을 심화한 기폭제가 전세사기”라며 “아파트-빌라 사이 양극화가 깊어지면 전세난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전세금을 제대로 돌려받기 위한 안전장치가 없는 이상 전세 수요자들이 아파트로 몰리는 현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임차인 안전장치 강화를 위해선 경매 때 임대보증금의 배당 순위가 국세·지방세보다 앞서도록 법을 고쳐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세입자가 확정일자를 받고 난 뒤 집주인의 세금 체납이 발생하고, 이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세금이 보증금보다 배당 순위에서 앞서게 된다”라며 “세입자는 고육지책으로 빌라를 ‘셀프 낙찰’ 받아 떠안는 상황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순위 권리가 있는 빌라는 전세계약을 막고, 선순위 권리나 근저당권이 없는 빌라에는 매매가의 일정 비율 이상은 전세금으로 받을 수 없도록 캡을 씌우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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