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 넘어 대중으로… 정국, 시대의 아이콘으로 도약하다
BTS막내서 글로벌 아티스트로
성장 과정 집약된 서사 보여줘
레트로 펑크·R&B팝 장르 다양
애드 시런 등 프로듀서로 참여
마이클 잭슨 ‘골반춤’도 선보여
“美주류 팝스타일에 근접” 평가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막내 정국이 멤버들의 군 입대와 함께 솔로 활동으로 체제를 정비한 BTS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 열성 팬덤인 ‘아미’에 더해 범(汎) 대중을 포함한 라이트(light) 팬덤까지 아우르며 ‘포스트 아미’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다. K-팝 그룹의 인기가 팬덤 중심이라는 한계를 넘어 마이클 잭슨, 저스틴 비버와 같이 ‘시대의 아이콘’으로 도약하는 과정인 셈이다.
정국이 3일 발매한 첫 솔로앨범 ‘골든’은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에 2위로 진입했다. 13일 빌보드 차트 예고 기사에 따르면 ‘골든’은 21만200장의 판매량으로 아쉽게 1위 테일러 스위프트의 ‘1989’(24만5000장)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의 현 위상을 ‘황금빛 순간’에 빗댄 이 앨범은 BTS의 막내로 시작해 어느덧 글로벌 솔로 아티스트로 성장하기까지 정국의 모든 서사가 집약됐다. 타이틀곡 ‘스탠딩 넥스트 투 유’(Standing Next to You)를 포함해 레트로 펑크, 팝 발라드, R&B 팝 등 다양한 장르의 11곡으로 음악적 다양성도 꾀했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은 영어로 가사를 썼다. 이는 BTS 그룹·솔로 앨범 통틀어 첫 사례다. 또 애드 시런, 숀 멘데스 등 내로라하는 프로듀서들을 참여시켰고, 피처링에 라토, 잭 할로 등이 힘을 보탰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정국이 마이클 잭슨의 향기를 풍긴다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타이틀곡은 레트로 펑크 장르로 정국의 그루비한 보컬이 어우러진다. 뮤직비디오에서는 정국이 마이클 잭슨의 시그니처 무브인 ‘골반춤’을 춘다. ‘포스트 마이클 잭슨’까지 노리겠다는 은근한 욕심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김영대 음악평론가는 “‘골든’은 이제까지 발표됐던 BTS 멤버들의 솔로 앨범 중 가장 미국 주류 팝 스타일에 근접했다. 소위 ‘톱40 히트곡’들이라고 하는 (보편적) 성향에 가장 가까운 음악”이라며 “프로듀서 선정이나 곡의 방향성, 창법, 장르 모두에서 그런 의도가 읽힌다”고 했다.
전곡이 영어 가사로 구성된 것을 약점으로 보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선 “글로벌 팝 시장 중에서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류 팝 시장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에 영어 가사라는 점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최근엔 언어를 중심으로 한 장르나 시장 구분이 무의미해지고 있다. 트로트와 같은 일부 장르를 제외하고 영어는 사실상 한국 대중음악을 구성하는 요소라고 본다”고 해석했다.
팬덤을 확장해 미국 주류 팝 시장을 공략하는 정국의 전략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최근 방송에 출연해 언급한 ‘포스트 BTS’ 행보와 일맥상통한다. 방 의장은 지난 1일 방영된 케이블채널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K-팝이 라이트 팬덤도 붙을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 K-팝 팬은 강렬한 몰입도와 집중적인 소비를 보이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이는 성장의 한계가 된다”고 말했다. 정국을 소비하는 계층이 팬덤에 국한돼서는 안 된다는 일침이다.
이런 전략의 성공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정국은 이번 솔로 앨범으로 국내외 주요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하며 ‘BTS 홀로서기’ 정점을 찍고 있다. 지난 10일 한터 차트에 따르면 ‘골든’은 초동(발행 후 일주일간 음반 판매량) 243만8483장을 기록했다. 이는 K-팝 앨범 초동 7위이며 솔로 아티스트 중에서는 1위다. 또한 앨범 수록곡인 ‘세븐’은 지난 7월 빌보드 핫1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민에 이어 K-팝 솔로 아티스트 2번째 사례다. 또한 ‘세븐’은 지난 5일 2023 MTV 유럽 뮤직 어워즈에서 베스트 K-팝과 베스트 송 부문 트로피를 수상했다.
‘BTS의 정국’이 아닌 ‘솔로 아티스트 정국’도 충분히 세계 시장에서 통한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유민우 기자 yoom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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