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 위스키

서울문화사 2023. 11. 13. 09:01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위스키를 마시는 여러 즐거움 중에는 매콤함도 있다. 스파이시함을 앞세워 완성한 네 병의 싱글 몰트위스키.

기원 배치 3

기원 배치 3는 이번 기사에 실린 위스키 네 병 중 유일하게 스코틀랜드 밖에서 증류한 것이다. 원산지는 경기도 남양주 화도읍. 한국 최초 싱글 몰트위스키 증류소 쓰리소사이어티의 신작이다. 쓰리소사이어티는 위스키에 한식의 매운맛을 담고자 했다. 위스키 향에 직접적인 모티브가 된 음식도 있다. 제육볶음. 물론 기원 배치 3를 마신다고 고추장 맛이 나지는 않는다. 한식에서 매콤달콤한 고추장이 감칠맛을 돋우는 것처럼 위스키를 마시면 입안에 기분 좋은 매콤함이 퍼진다.

기원 배치 3는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에서 숙성해 말린 과일의 달큼한 향도 머금었다. 쓰리소사이어티는 매운 감칠맛을 위해 오크통 말고도 많은 걸 신경 쓴다. 일반적으로 위스키 증류소에서는 본격적인 증류에 앞서 맥아즙을 60시간 내외로 발효하지만, 쓰리소사이어티는 1백40~1백60시간 발효해 스피릿의 풍미와 감칠맛을 잡는다.

용량 700mL 알코올 함량 46% 가격 17만원대

글렌피딕 21년 그랑 레제르바

위스키는 향으로 즐기는 술이다. 우리가 위스키에 열광하는 이유도 숙성하는 오크통과 숙성 연도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향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위스키는 국밥과도 비슷한 면이 있다. 사골을 오래 끓일 때 국물이 깊고 진해지는 것처럼, 위스키는 캐스크에서 오래 숙성시킬수록 입에 머금었을 때 잔향이 더 길고 무거워진다.

글렌피딕 21년 그랑 레제르바는 글렌피딕 라인업 중 럭셔리 라인에 해당하는 위스키다. 위스키 레이블에 새겨진 ‘21’ 위에는 ‘Reserva rum cask finish’라고 적혀 있다. 그랑 레제르바는 전체 숙성 기간 중 마지막 4개월 이상을 캐리비안 럼 캐스크에 보관한다. 여기서 코코넛, 바닐라, 라임 향이 더해진다. 그 결과 위스키는 밝은 오렌지빛을 띠고, 삼키고 나서도 입안 가득 오랫동안 스파이시한 기운이 남는다. 럭셔리 라인답게 21년 그랑 레제르바는 12·15·18년산과 달리 화려한 문양을 새긴 전용 케이스에 담겨 제공된다.

용량 700mL 알코올 함량 40% 가격 30만원대

몰트락 16년

한국인은 ‘스파이시’ 하면 보통 청양고추의 매운맛을 떠올린다. 위스키를 설명할 때 쓰는 ‘스파이시’는 조금 결이 다르다. 정향, 시나몬, 후추 등 각종 향신료에서 나는 독특한 향미를 통틀어 스파이시하다고 표현한다. 몰트락 16년은 16년 동안 셰리 캐스크에서만 숙성시킨 싱글 몰트위스키다. 이건 중요한 지표다. 최근에는 셰리 캐스크가 귀해 숙성 기간 대부분을 버번 캐스크에서 보내고 마지막 6개월 정도만 셰리 캐스크에서 숙성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풀 셰리 위스키 중에서는 맥캘란 18년이 유명하다. 숙성 연도는 몰트락 16년보다 2년 길지만 가격은 3배 이상 비싸다. 몰트락 16년은 대추, 건포도, 오렌지 향을 품어 맛이 따뜻하면서도 얼얼하다. 증류 방식도 독특하다. 몰트락 위스키의 증류 횟수는 2.81회 증류한다. 1차 증류로 스피릿을 얻은 뒤 끓는 점에 따라 일부 나누고, 구분한 스피릿 일부분을 재증류한 후, 다시 기존 스피릿과 섞어 또 한 번 증류한다. 방법이 복잡한 만큼 향이 다채로워진다.

용량 750mL 알코올 함량 43.4% 가격 15만원대

탈리스커 10년

탈리스커 10년은 매콤한 향이 도드라진 싱글 몰트위스키다. 탈리스커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고 붙는 수식어는 ‘후추 향’이다. 실제로 바텐더가 탈리스커 칵테일을 만들 때 가니시로 후추를 뿌리기도 한다. 탈리스커의 후추 향은 바다에서 왔다. 위스키 레이블에도 ‘MADE BY THE SEA’라고 적혀 있다. 탈리스커 증류소는 그 말처럼 스코틀랜드 북단 이너헤브리디스 제도의 스카이섬에 자리한다.

그런 점에서 탈리스커는 ‘위스키의 성지’로 통하는 스코틀랜드 아일라섬 위스키와도 비슷하다. 피트 때문이다. 위스키를 만들 때 먼저 싹을 틔운 보리를 가져다 피트를 태운 열과 연기로 말린다. 스코틀랜드 바닷가의 피트는 미역과 같은 해조류와 함께 오랜 시간 퇴적되어 요오드 향을 머금었다. 이런 피트 향을 맥아에 입히면 위스키에서 매콤하면서도 달고 짭조름한 맛이 도드라진다.

용량 700mL 알코올 함량 45.8% 가격 8만원대

Editor : 주현욱 | Photography : 박원태

Copyright © 아레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기사의 타임톡 서비스는
언론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