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의 에너지 특화대학… “기후변화 해결할 글로벌 에너지 리더 키운다”

이미혜 객원기자 2023. 11. 13.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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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한국에너지공대는 에너지 연구를 선도하는 글로벌 산·학·연 클러스터 대학으로서 ‘2050년 에너지 분야 세계 톱 10 달성’이 최우선 목표다. 사진은 한국에너지공대 행정강의동 조감도.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제공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orea Institute of Energy Technology·KENTECH 이하 한국에너지공대)는 세계 유일의 에너지 특화대학이다. 정부·지자체·한국전력공사가 설립한 특수대학으로 지난해 3월 2일 개교했다. 학부생 400명(학년당 100명), 대학원생 600명, 교수 100명의 ‘작지만 강한 대학’을 지향한다. ▲에너지 인공지능 ▲에너지 신소재 ▲수소 에너지 ▲차세대 그리드 ▲환경기후 기술 ▲원자핵 에너지 기술등 6대 유망 분야를 연구한다. 글로벌 에너지 리더 양성으로 ‘탄소중립 2050′ ‘세계 기후변화’ 같은 난제(難題) 해결을 기대하고 있다. 윤의준 초대 총장은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라면서 “한국에너지공대는 세상에 없던 대학이다. ‘학생의 성공’이 곧 ‘대학의 성공’인 곳으로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윤 총장을 만나 한국에너지공대의 설립 의미와 교육 과정,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윤의준 총장.

―한국에너지공대 총장직을 맡게 된 계기는.

“2021년 초 한전공대 설립추진단장을 처음 만났다.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공과대학 설립 계획을 듣고, 이사회 합류를 요청받았다. 서울대에서의 교육·연구·행정 경험을 살려 새로운 대학 설립에 힘을 보태고 싶었다. 한전공대 대학 법인 창립이사회에 감사로 참여했다. 당시만 해도 총장직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이후 총장직에 응모해달라는 부탁을 받고도 거절했다. 그러다 황당한 이메일을 하나 받았다. 총장직에 지원도 하지 않았는데, 10명의 후보에 들었으니 참여 의사를 밝혀달라는 내용이었다. 답변 시간이 다가올수록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없는 대학’ ‘기존의 대학과 다른 대학’을 만들어 볼 기회였기 때문이다. 기존 대학은 관성이 커서 변하기 어렵다. 내가 꿈꾸던 형태의 대학은 새 대학에서만 구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총장직 지원을 결심했고, 175대 1의 경쟁을 뚫고 선발됐다.”

한국에너지공대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에너지 분야 ‘교육 및 연구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한국에너지공대 학생들은 단일 ‘에너지공학부’에서 모든 에너지 분야를 자유롭게 공부하고, 융합적인 학습과 연구를 할 수 있다.
한국에너지공대 학생들은 방학 기간 중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등 글로벌 명문대학에서 연수 기회를 갖는다.

―한국에너지공대 학생들은 어떤 교육을 받는가.

“모든 과목은 프로젝트 기반 학습(Project-Based Learning·PBL)으로 구성했다. 현장에서 문제를 풀어보고 나만의 살아 있는 지식을 만들 수 있다. 경험을 축적하다 보면 남보다 먼저 문제를 발견하고, 먼저 해법을 제시하게 된다. 한 단계 더 발전한 탐구 기반 학습(Inquiry-Based Learning·IBL)도 도입해 학생 스스로 문제를 발굴하고 해법까지 찾도록 했다. PBL이나 IBL이 우수한 학습 방법인 것은 누구나 잘 알지만 기존 대학들은 도입이 쉽지 않다. 이런 방식의 운영을 하려면 두세 배의 노력과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방식의 인재 양성으로 공학교육의 혁신을 선도하겠다. 또 모든 교육은 영어로 진행해 글로벌 소양을 키운다. 인문학적·사회과학적 역량과 리더로서의 소통 역량을 기르기 위해 미국 미네르바 대학의 토론 과목 4개를 도입했다. 영어 교습법 ESP(English for Specific Purpose)도 도입했다. 이를 바탕으로 영어 기술문서 작성법과 발표법 등을 학습한다. 기숙형 대학으로 운영해 전 학부생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학습은 강의실에서만 이루어지지 않고, 생활 속에서도 가능하다고 믿는다. 학부생들은 함께 생활하며 봉사·동아리·예체능 활동 등을 통해 다양하게 학습한다.”

―한국에너지공대가 생각하는 ‘글로벌 에너지 리더’란.

“글로벌 에너지 리더는 에너지 분야의 혁신 연구자이자 기업가·전략가이다. 그러려면 에너지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이해와 전문성이 필요하다. 탄소중립을 위해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원에서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바꾸는 대전환의 시대다. 새로운 에너지 시대에 필요한 미래 핵심기술은 6가지다. ▲에너지 관련 인공지능(AI) ▲에너지 신소재 ▲스마트 그리드 ▲수소 에너지 ▲환경·기후 ▲원자핵 에너지 기술이다. 기존 대학에서는 각각 학과에 해당하는 분야다. 하지만 한국에너지공대는 학생들이 자유롭고 융합적인 학습과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학과를 만들지 않았다. 대신 단일 학부인 ‘에너지공학부’에서 모든 분야를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다.”

―한국에너지공대의 미션과 비전은.

“미래 에너지를 제시해 인류·국가·지역에 공헌하는 것이다. 미래 에너지 연구를 선도하는 글로벌 산(産)·학(學)·연(硏) 클러스터 대학이 되고자 한다. 최우선적인 목표는 2050년 에너지 분야 세계 10위권 대학이 되는 것이다. ▲글로벌 에너지 리더 양성 ▲에너지 연구의 컨트롤타워 ▲산·학·연 에너지 클러스터 구축이 전략이다. 에너지 연구의 컨트롤타워 역할 수행을 위해 초일류 대학·연구소와 협력하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UC버클리(UC Berkeley)와 국제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독일의 프라운호퍼(Fraunhofer) 협회와 나주에 수소 에너지연구소(Fraunhofer Innovation Platform)를 설립했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미국 전력연구원(EPRI)·사우디아라비아 킹압둘라과학기술대학(KAUST)·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교(NTU) 등과도 협력하고 있다. 산·학·연 에너지 클러스터 대학 구축을 위해 대학 바로 옆에 ‘켄텍 클러스터’를 조성하려고 한다. 졸업생과 교원들이 창업한 기업이나 에너지 분야 기업연구소, 정부출연연구기관 분원 등이 입주 대상이다. 명실상부한 산·학·연 협력 터전을 만들겠다. ▲작지만 강한 대학 ▲국가·지역 경제발전을 선도하는 혁신적 가치 창출 대학 ▲다자간 자원역량의 공유·집적을 통한 산학협력 대학 ▲기존 대학의 교육모델을 뛰어넘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의 대학을 만들겠다.”

―한국에너지공대가 있는 나주의 발전을 위한 계획이 있다면.

“지역혁신을 위한 인재 양성과 혁신 기술개발을 위한 최고의 대학을 만들면 된다. 대학이 있는 곳에 인재가 있고, 인재가 있는 곳에 기업이 몰려 지역이 발전하게 된다. 지구촌에는 유명한 대학도시들이 있다. 영국의 케임브리지(Cambridge)와 옥스퍼드(Oxford)가 대표적인 곳이다. 이곳은 런던에서 고속철도로 1시간~1시간 반 떨어진 인구 12만 정도의 도시다. 한국에너지공대가 있는 나주시도 인구가 12만이다. 현재도 많은 외국인 대학원 학생이 수학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외국인 학부생을 정원 외로 뽑기 시작하면 나주시는 국제도시가 된다. 나주가 외국인 교수·연구원·박사 등이 정착하는 에너지 교육·연구의 허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에너지공대가 당면한 문제가 있다면.

“개교 초기 대학을 만들어 가는 중이라 시스템이 완벽하지 못했다. 대학 규정 및 세칙 보완으로 행정 시스템을 고도화하며 제도와 운영방법 개선에 힘쓰고 있다. 상임감사 영입에 따른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겠다. 출연금 축소에도 불구하고 대학의 교육과 연구에 지장이 없도록 슬기롭게 대처하도록 하겠다. 한국에너지공대가 미국 올린공과대학을 뛰어넘는 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우리 학생들이 글로벌 미래 에너지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성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한국에너지공대에서 기른 인재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평가를 기대하고 있다.”

[윤의준 총장 프로필]

―서울 출생(1960년생)

―서울대 금속공학과 학·석사

―미국 MIT 전자재료 박사

―미국 AT&T 벨연구소 박사후연구원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서울대 연구처장(산학협력단장 겸임)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원장

―호암 공학상 심사위원장

―산업통상자원 R&D 전략기획단 주력 산업 MD

―한국에너지공대 설립추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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