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렬의 금융레이다] “왜, 이제야…” 석연찮은 카카오모빌리티 수수료 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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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粉飾)'.
카카오T블루 가맹 계약 수수료 20%는 카카오모빌리티에 지급한다.
금융에 정통한 한 세무사는 "카카오택시의 경우에도 20% 비용을 가져가고 판매장려금 같은 명목으로 나머지 금액을 돌려주게 된다. 결국 내는 세금은 똑같아 분식이라고 보기 애매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기사간 계약이 애초에 불공정한지 들여다 봐야한다"며 "왜 이제와서 수수료를 개편하는지도 의문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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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粉飾)'. 가루로 꾸민다는 의미다. 분식회계는 기업 재무제표 실적을 좋게 만들기 위해 매출이나 이익을 부풀리는 경우다. 실적을 축소해 법인세를 줄이거나 임금협상 우위에 서는 역분식회계도 있다.
이러한 회계처리는 피해자들을 만든다. 주식 투자자는 물론, 돈을 빌려준 채권자, 금융기관 등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암적인 행위로 중범죄 처벌한다.
분식의 역사는 깊다. 1999년 대우그룹의 분식 회계가 적발됐다. 대우는 고의적으로 부채·이자비용을 누락했다. 연구개발비를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파킹'하는 조작법도 활용했다. 대우그룹의 부채는 89조원에 달했다. 분식한 금액은 22조9000억원. 당해년도 삼성전자의 연결 영업이익(5조4000억원)의 네배고, 당시 1년치 정부 예산도 웃돌았다.
대우의 회계감사를 맡았던 '산동'은 감시업무 소홀로 영업정지 1년을 제재 받았다. 소속 회계사들은 줄줄이 빠져나갔다. 2000년 11월 산동은 '회계감사불능'을 선언하고 폐업했다.
15년후 대우조선해양 분식 사건으로 정부는 진땀을 뺐다. 회사는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자기자본을 과대 인식했다. 손실이 발생했지만 이익이 난 것처럼 보였다.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등 진행공사 투입 원가를 임의로 차감했다. 2013~2014년 영업이익은 8785억원으로 공개했지만 실상은 6557억원 적자였다.
2010년~2015년 대우조선해양의 감사를 맡았던 안진회계법인은 뒤늦게 영업손실 누락 등 착오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안진도 영업정지 1년 징계를 받았다. 피해는 대우조선해양에 돈을 댔던 농협금융 등 금융기관들이 감당해야했다. 최대주주였던 KDB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상황이 악화되자 4조2000억원을 투입했다.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방안'은 올해가 돼서야 마무리됐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가 '꼼수' 회계조작 의혹을 받고 있다.
회계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피해보는 사람은 누구인지 한창 감리 중이다. 개인택시 기사는 카카오모빌리티, KM솔루션(카카오모빌리티의 100% 자회사)과 이중계약을 맺는다. 카카오T블루 가맹 계약 수수료 20%는 카카오모빌리티에 지급한다. 대신 KM솔루션과 제휴계약을 맺고 브랜드 마케팅 활동을 하면 제휴 활동비를 받는다. 결과적으로 택시기사가 지불하는 수수료는 3~4% 정도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매출이 커지고, KM솔루션은 비용을 차감해 세금을 줄일 수 있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기업공개(IPO)를 염두하고 매출을 부풀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KM솔루션의 비용처리는 개인택시와 기업 세금 전가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 과세기준은 연 소득 8000만원이다. 이 액수를 기준으로 간이와 일반과세로 나뉜다. 8000만원이 되지 않는 간이과세자는 부가세 신고의무는 있지만 세금 납부가 면제된다. 카카오모빌리티의 20% 매출이 택시기사에 전가된다면, 해당 기사는 소득이 뻥튀기돼 세금납부면제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 반면 기업은 비용이 늘어 법인세를 줄이는 효과를 보게된다. 금융에 정통한 한 세무사는 "카카오택시의 경우에도 20% 비용을 가져가고 판매장려금 같은 명목으로 나머지 금액을 돌려주게 된다. 결국 내는 세금은 똑같아 분식이라고 보기 애매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론의 맹비난에 카카오모빌리티는 쇄신을 약속했다. 김범수 창업주가 직접나서 택시기사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강제콜 배차, 수수료시스템 등 전면 손질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날카로운 수사 칼끝이 여전히 카카오를 겨누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기사간 계약이 애초에 불공정한지 들여다 봐야한다"며 "왜 이제와서 수수료를 개편하는지도 의문이다"고 전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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