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 살충제 때문에…英부부 참변, 이집트 호텔서 무슨 일이
5년 전 이집트 호텔에서 숨진 영국인 부부의 사인이 빈대 살충제 연기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이라는 조사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10일(현지시각) 영국 BBC,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 안타까운 사고는 2018년 8월21일 이집트의 한 호텔에서 발생했다.
랭커셔주 번리 출신인 존(69)과 수잔 쿠퍼(63)는 당시 딸, 손주 3명 등과 함께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고 한다.
문제는 휴가 8일째였던 8월20일 벌어졌다. 이날 점심 무렵, 호텔 측은 쿠퍼 부부의 옆방에서 빈대 예방을 위한 훈증 소독을 실시했다. 이때 호텔 측은 ‘람다’(Lambda)라는 살충제를 사용했으며, 쿠퍼 부부의 방으로 이어지는 문틈을 마스킹테이프로 봉인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저녁 쿠퍼 부부는 손녀 몰리(12)와 함께 방으로 돌아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몰리가 몸이 아프다고 호소하기 시작했고, 할아버지인 존은 아픈 손녀를 딸 방으로 데려다 준 뒤 다시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쿠퍼 부부는 아침 식사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 딸이 부모님 방을 찾아갔을 때에는 존은 숨진 상태였으며, 어머니 수잔은 중태였다고 한다. 수잔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세상을 떠났다.
랭커셔의 수석 검시관인 제임스 애들리 박사는 이들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졌다고 지난 10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호텔 측은 일산화탄소를 생성하는 화학물질인 디클로로메탄으로 살충제를 희석했다. 디클로로메탄이 함유된 살충제가 옆방에 뿌려진 뒤 생성된 증기가 마스킹 테이프가 붙은 문틈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애들리 박사는 설명했다.
매체는 “영국 외무부는 이집트 당국에 이번 사건과 관련해 여러 차례 정보를 요청했지만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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