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당뇨’ 비상등… 설탕 포함 비만 부르는 ‘과잉섭취’ 주의해야

정진수 2023. 11. 13.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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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당뇨환자 5년새 33% 증가
인구의 40%가 ‘당뇨 환자·고위험군’
2030세대 60%는 “혈당 수치 몰라”
정상범위라도 혈당 수치 높을수록
당뇨위험 커져… 유전요인도 살펴야
탕후루 같은 디저트가 주범은 아냐
과체중 유발하는 식습관 개선 필요

600만명. 대한당뇨병학회가 추산하는 국내 당뇨병 환자 수다. 여기에 당뇨 전단계(1500만명)까지 감안하면 인구의 약 40%가 당뇨병이거나 당뇨를 목전에 둔 고위험군이다.

최근에는 ‘2030세대’ 환자 수 증가가 두드러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당뇨병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20, 30대는 전체의 4.8%. 지난 5년간 전체 당뇨 진료 환자 수가 24% 늘어나는 동안 20, 30대는 33% 증가한 것이다.

문제는 젊은 세대의 당뇨 관리에 대한 인식이 낮다는 점이다. 대한당뇨병학회가 오는 14일 ‘세계 당뇨병의 날’을 맞아 진행한 조사에서 20, 30대 응답자 10명 중 6명은 자신의 공복·식후 혈당 수치를 모른다고 답했다.
◆혈당 수치에 비례해 증가하는 당뇨 위험

2030세대가 당뇨병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당뇨병 인식 조사에서 2030세대 응답자의 89.5%는 당뇨병을 ‘심각한 질환’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대한당뇨병학회 원규장 이사장은 “2030세대의 당뇨병 심각성에 대한 인식은 높았으나,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에 대한 인지율이나 관리 수칙 실천율은 낮게 나타났다”며 젊은 당뇨병의 조기 발견과 관리를 위해 국가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뇨병은 △식후 2시간 혈당 200㎎/㎗ 이상 △혈당검사·공복 혈당 126㎎/㎗ 이상 △지난 2∼3개월간 혈당 평균을 알아보는 당화혈색소가 6.5% 이상일 경우 진단된다. 이 수치가 정상과 당뇨 사이, 즉 공복 혈당 100∼125㎎/㎗, 식후 2시간 혈당 140∼199㎎/㎗, 당화혈색소 5.7∼6.4%인 경우가 이른바 ‘전당뇨’다.

많은 사람이 공복 혈당이 99㎎/㎗로 ‘정상’이 나오면 안심이지만 혈당 수치에 비례해 당뇨 ‘진입’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권혁상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정상 혈당인 경우라도 80㎎/㎗ 미만인 경우에 비해 95∼99㎎/㎗인 경우 당뇨병이 될 위험이 7배나 높아진다“며 “당뇨병이나 전당뇨의 기준이 되는 공복혈당 126㎎/㎗, 100㎎/㎗이라는 수치는 커트라인일 뿐, 여기서 겨우 2∼3㎎/㎗ 낮아서 진단되지 않았다고 안심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족 중 당뇨 환자가 있는 경우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병에서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 이 중 유전적 요인의 비중은 30∼70%로 본다. 부모가 모두 당뇨병인 경우 자녀가 당뇨병이 생길 가능성은 30% 정도다.

흔히 1형 당뇨병의 ‘선천성’이 강조되다 보니 1형은 ‘유전적’, 2형은 ‘환경적’이라고 잘못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반인에 비해서 가족 내에서 당뇨병이 있는 경우 제2형 당뇨병의 발생위험은 일란성 쌍생아는 10배, 직계 가족은 3.5 배로 높아진다. 가족 구성원 중 당뇨병이 있는 경우 2형 당뇨병 가능성이 높은 만큼 환경적 요인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의미다.
◆탕후루 책임?… 튀김 등 비만 식품이 문제

젊을 때 당뇨병에 걸리면 질병 노출되는 기간이 상대적으로 더 길어지기 때문에 합병증에도 유의해야 한다. 당뇨로 인한 당뇨병망막병증, 만성신장질환, 심뇌혈관질환 등으로 연결될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뇌졸중 빈도가 3배 정도 높고, 이로 인한 사망률 또한 높다. 이는 당뇨 전단계도 마찬가지다. 매년 5∼10%의 당뇨병 전단계 환자가 당뇨병으로 진행되고, 당뇨병 전단계에서 10년쯤 지나면 11% 정도에서 심혈관질환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탕후루, 스무디 등 젊은층에서 유행하는 디저트 식품을 ‘주범’으로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다. 설탕과 같은 단당류가 당뇨 인구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설탕 자체가 당뇨를 부르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설탕을 포함해 비만을 부르는 지방, 탄수화물, 육류 과잉섭취를 전반적으로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권혁상 교수는 “30여년 전만 해도 국내 당뇨병 환자는 서양과 다르게 비만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당뇨병의 50%가 비만, 25%가 과체중”이라고 꼬집었다. 권 교수는 이어 “당뇨병 예방을 위해서는 꾸준히 자신의 혈당을 확인하고 이에 따른 건강한 식생활과 운동 등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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