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1년이 바쁜 루키가 있나' 스캠→풀타임→교육리그→마캠→첫 성인 대표팀까지 '최고의 2023년'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이렇게 1년이 바쁜 신인이 있을까. 한화 이글스 문현빈(19)의 이야기다.
북일고를 졸업하고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문현빈은 김서현과 함께 신인들 중 유이하게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눈에 띄어 극찬을 받을 정도로 좋은 훈련 모습을 보였다. 신인 같지 않은 행동과 멘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주요 칭찬이었다.
팀 내 포지션 경쟁자인 정은원이 위협을 느낄 정도였으니 심상치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스프링캠프를 무사히 마치고 문현빈은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이 시작하자 바로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수베로 감독의 칭찬이 립서비스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주 포지션인 2루, 내야가 아닌 중견수로 출장하며 자신의 활용도를 더 높여나갔다. 다소 낯선 자리라 실수가 있긴 했지만 뚜벅 뚜벅 앞으로 나아갔다.
타격 재능은 탁월했다. 순수 신인 중 최다 137경기에 출장해 타율 0.266(428타수 114안타) 5홈런 49타점 OPS 0.686으로 활약했다. 고졸 신인 타자로는 역대 4번째 많은 안타를 쳤다.
최원호 감독이 부임한 후 지난 8월 중순부터 원래 자리인 2루수로 출전 기회를 받았다. 정은원이 우려했던 대로 주전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단 한 번도 2군에 내려가지 않고 데뷔 시즌을 1군에서만 치렀다. 나름대로 성공적인 첫 해라 할 수 있다.
시즌을 마친 후에도 문현빈은 바빴다. 쉴 틈이 없는 강행군이었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되는 교육리그에 참석한다. 이번 교육리그에는 KBO리그 3팀이 참가했다. 한화를 비롯해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에서 각각 20명씩 선발됐는데, 문현빈도 이름을 올렸다.
약 20일 간의 교육리그가 끝나자 마무리캠프가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1일부터 시작한 마무리캠프 역시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됐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보름간의 훈련 일정을 소화하고 귀국해야 했다.
2023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대표팀 예비 엔트리 20명에 포함되어 있었는데 소집 훈련 때 부름을 받았다. 그래서 문현빈은 짐을 싸들고 대구로 향해야 했다.
팀 동료 문동주, 노시환과 함께 대표팀 유니폼을 같이 입고 훈련에 나선 문현빈은 12일 대표팀 최종 합류라는 낭보를 받았다.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있는 KT 위즈 박영현과 LG 트윈스 문보경, 정우영이 합류가 불가능하게 되면서 문현빈이 추가 발탁된 것이다.
지난 8일 상무와 첫 연습경기에서 3점 홈런을 때려내며 류중일 감독의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문현빈에게 태극마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북일고 시절 U-18 청소년 대표팀에 발탁됐고, 주장까지 맡을 정도로 리더십을 발휘했다.
하지만 더 의미가 있는 것은 루키 시즌에 첫 성인대표팀에 뽑혔다는 것이다. 문현빈이 꿈꿔왔던 일이기도 하다. 문현빈에게 2023년은 결코 잊지 못할 해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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