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아는 배우가 말아주는 아는 결말‥그러나 새로운 전율[영화보고서:리뷰]

배효주 2023. 11. 1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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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중에서는 처음으로 12.12 군사반란을 소재로 한 '서울의 봄'.

이에 '서울의 봄'은 익숙한 인물들을 이용해 관객이 마치 군사 반란이 일어난 그날 밤 그 현장에 있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을 주면서도, 동시에 극적인 인물, 장치들로 영화적 재미도 함께 선사한다.

'설명충' 캐릭터 없이 영화를 보는 이들이 사건의 흐름을 무리없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이한 것도 '서울의 봄'의 미덕이다.

오히려 그들의 내공이 '서울의 봄'을 통해 폭발한다는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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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울의 봄’ 스틸
영화 ‘서울의 봄’ 스틸
영화 ‘서울의 봄’ 스틸
영화 ‘서울의 봄’ 스틸
영화 ‘서울의 봄’ 스틸

[뉴스엔 배효주 기자]

한국영화 중에서는 처음으로 12.12 군사반란을 소재로 한 '서울의 봄'. 역사가 스포일러하는, 모두 아는 결말이지만 그 어떤 스릴러보다 졸인 마음으로 두 손 모아 보게되는 힘이 있는 작품이다.

오는 11월 22일 개봉하는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은 1979년 12월 12일 서울, 그 날 밤 벌어진 사건들을 시간 순서대로 그린 작품이다. 10.26 사건 직후 군부 독재가 끝나고 민주화의 따뜻한 바람이 불어 올 것이라는 희망과는 달리, 신군부의 핵심 인물인 '전두광'(황정민)이 반란을 일으키는 숨 막히는 9시간을 담았다.

'전두광'이라는 이름, 대머리 가발을 뒤집어 쓴 황정민의 외양에서 알 수 있듯 이 캐릭터는 전직 대통령을 상징한다. '전두광'의 최측근인 '노태건'(박해준) 역시 마찬가지다. 김성수 감독은 "전직 대통령의 이름은 영화에 그대로 사용해도 되지만, 일정 부분 허구를 가미해 제가 변형시킨 캐릭터이기 때문에 이름을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정우성이 연기한, 신군부에 맞서 서울을 지키려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역시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이기는 하지만, 사실을 더욱 극화시켰기 때문에 실제와는 전혀 다른 이름을 사용했다.

이에 '서울의 봄'은 익숙한 인물들을 이용해 관객이 마치 군사 반란이 일어난 그날 밤 그 현장에 있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을 주면서도, 동시에 극적인 인물, 장치들로 영화적 재미도 함께 선사한다. 역사를 다룬 여러 작품들이 왜곡 논란이 휘말리거나, 혹은 사실에만 입각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인해 영화적 재미를 주지 못해 관객에게 외면당했던 것과는 다르다. '설명충' 캐릭터 없이 영화를 보는 이들이 사건의 흐름을 무리없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이한 것도 '서울의 봄'의 미덕이다.

배우들의 열연 또한 빛난다. 김성수 감독의 전작인 '아수라'(2016)에서 이미 함께 했었던 황정민, 정우성이 '서울의 봄'에서 다시 만났고, 비슷한 장르의 단골 손님인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정만식 등 다 아는 얼굴들이 잇달아 등장하지만 '서울의 봄'에선 결코 지겹지 않다. 오히려 그들의 내공이 '서울의 봄'을 통해 폭발한다는 느낌을 준다. 군복을 입은 모습이 더는 낯설지 않은 정해인의 특별 출연도 반갑다.

김성수 감독은 "결과를 다 아는 이야기지만 양측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을 극적으로 구성했다"면서 "나중에는 나 자신도 어떤 게 현실이고, 어떤 게 가상인지 헷갈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나라의 운명이 불과 하룻밤 사이 어떻게 이리도 허술하게 바뀔 수 있을지 의문을 품고, 관객도 그 순간을 한 번 경험해 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 영화를 연출했다고 한다. '서울의 봄'은 장르적 재미가 확실한 작품이기에 어떤 거창한 목적 의식을 갖고 극장에 가지 않아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그 누구라도 분노 혹은 안타까움, 또는 다른 어떤 무언가를 느낄 수 있는 뜻깊은 경험을 하게 될 것은 분명하다. 22일 개봉.(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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