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가라 자동강등' 수원FC-강원-수원삼성, 최후 2경기 대진은[K리그1]

[수원=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리그 순위만으로 잔류할 수 있는 순위는 모두 주인을 찾아갔고, 강등 가능권의 3팀은 최하위 자동 강등만은 피하겠다는 의지로 최후의 두 경기에 임한다.

세 팀이 K리그1(1부리그) 잔류를 위해 걸어야 하는 각기 다른 세 갈래 가시밭길을 알아본다.

ⓒ프로축구연맹

수원 삼성은 12일 오후 2시 경기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6라운드 수원FC와의 원정경기에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수원 삼성이 수원FC를 꺾으며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40)가 최종 9위로 '승강 플레이오프 없는 자동 잔류'를 확정지었다. 두 경기 남기고 강등 가능권이 확정된 10위 수원FC(승점 32)-11위 강원FC(승점 30)-12위 수원 삼성(승점 29)이 한 경기로 순위가 뒤집어질 수 있는 범위에 들어가 혼돈의 잔류 싸움을 펼친다.

잔류를 위해 중요한 승부에서 엄청난 변수가 나왔다. 전반 13분 수원 삼성 벤치 부근에서 수원 일본인 미드필더 카즈키가 팔로 수원FC 공격수 김도윤의 얼굴 쪽을 밀어 넘어뜨리는 일이 발생했다. 주심이 온필드 리뷰를 통해 해당 장면을 확인했고, 전반 14분 카즈키에게 다이렉트 퇴장을 선언했다. 이겨도 여전히 꼴찌인 수원 삼성인데 이른 시간에 수적 열세라는 날벼락을 맞아버린 것.

이후 수원FC가 수적 우세를 살려 수원 삼성을 압도하기 시작했고 결국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30분 윤빛가람이 올린 왼쪽 코너킥을 문전에 버티고 있던 수원FC 외국인 수비수 우고 고메스가 헤딩골로 연결하며 팀에 1-0 리드를 안겼다.

그렇게 수원FC가 모든 유리함을 살려 경기를 리드하나 싶던 후반 추가시간 3분, 내내 밀리던 수원 삼성이 깜짝 반격에 성공했다. 수원 삼성의 오른쪽 코너킥을 수원FC 골키퍼 박배종이 한 번 쳐냈고, 이 공을 수원FC 김현과 수원 삼성 김주원이 헤딩 경합하다 문전 왼쪽에 떨어뜨렸다. 마침 기다리던 수원 삼성 외국인 공격수 아코스티가 오른발로 찬 슈팅이 왼쪽 골대 맞고 들어가며 1-1 동점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에 믿기지 않는 일이 또 일어났다. 한 명 부족한 원정팀 수원 삼성이 역전골을 넣은 것. 후반 8분 아코스티가 후방에서 날아온 긴 패스를 수원FC 페널티 아크 앞에서 가슴으로 떨어뜨려준 것을 안병준이 낮게 깔리는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했다. 이 슈팅이 수원FC 왼쪽 낮은 골문 구석으로 꽂히며 수원 삼성이 깜짝 리드를 가져갔다. 하지만 지역 라이벌 수원FC가 이를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았다. 후반 15분 이영재가 왼쪽 하프스페이스에서 왼발로 올린 크로스를 김현이 헤딩골로 연결해 2-2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최하위 탈출을 향한 수원 삼성의 의지가 재역전을 만들었다. 후반 33분 뮬리치가 박스 앞에서 오른발로 띄워준 공을 김주찬이 끝까지 따라가 문전에서 오른발 슈팅을 한 것이 박배종 골키퍼를 지나 3-2 역전골이 됐고 경기는 그대로 수원 삼성의 승리로 끝났다.

ⓒ프로축구연맹

K리그1 10위는 K리그2 플레이오프 승자와, K리그1 11위는 K리그2 2위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 잔류의 마지막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최하위 12위는 다음 시즌 K리그2로 자동 강등된다. 리그 2경기를 남긴 채 10위 수원FC(승점 32)-11위 강원FC(승점 30)-12위 수원 삼성(승점 29)이 모두 자동 강등과 승강 플레이오프행 가능성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세 팀은 남은 리그 두 경기에서 어느 팀을 상대하게 될까. 우선 10위 수원FC는 올 시즌 리그에서 패한 적은 없지만 직접적인 잔류 경쟁팀인 강원(2승1무),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제주(1무2패)와의 경기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다.

12위 수원 삼성 역시 고난의 길을 걷는다. 7위이자 '슈퍼매치 라이벌' 서울을 37라운드에 만나고, 1점 차의 11위 강원을 최종 38라운드에서 만난다. 서울은 이미 잔류를 확정했지만 상대가 수원 삼성이기에 승리를 향한 동기부여는 충분한 상황, 또한 최종 라운드까지 수원 삼성과 강원의 승점 차가 3점 안쪽이라면 두 팀의 마지막 승부는 말 그대로 '최후의 결전'이 될 것이다.

표면적으로 가장 힘든 길을 가는 팀은 강원이라고 볼 수도 있다. 수원FC를 한 번 만나는 제주나, 수원 삼성을 한 번 만나는 서울은 이미 잔류가 확정됐기에 상대하는 팀 입장에서는 이들이 전력을 다하지 않을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하지만 강원은 수원FC와 수원 삼성이라는 직접적인 잔류 경쟁자들과 맞대결을 펼치기에 상대의 요령을 기대할 수 없다.

ⓒ프로축구연맹

이처럼 남은 두 경기 일정만으로 잔류와 강등을 점치기엔 쉽지 않은 상황. 팀의 운명이 걸려 있는 최후의 일정에서 살아남기 위한 세 팀의 사투가 펼쳐진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