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사법리스크’ 키움·카카오·YG 덜고…‘이것’ 담았다

김응태 2023. 11. 13.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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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11월 상장사 보유 비중 조정 31건
사법 논란 예상되는 키움증권, 카카오 등 비중 낮춰
주도주 부재 속 실적 개선주 보유비중 확대
한화오션, 현대百 등 4분기 실적 모멘텀 기대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고금리 장기화와 공매도 전면금지로 변동성이 커진 증시에서 국민연금이 포트폴리오를 조정에 나서고 있다. 사법 리스크가 번지며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는 종목의 보유 비중은 줄인 반면, 실적 성장이 예상되는 종목은 적극적으로 담았다.

국민연금, 사법 논란 휘말린 종목 기피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11월1~10일) 국민연금의 상장사 보유 비중 조정 공시는 31건으로 집계됐다. 코스피에선 29건, 코스닥은 2건이다.

이달 국민연금은 사법 리스크가 번졌거나 우려되는 종목에 대해 비중을 줄였다. 키움증권(039490)이 대표적이다. 기본 보유 지분은 10.58%였지만 조정에 나서면서 10.14%로 감소했다. 영풍제지(006740) 하한가 사태로 사법 리스크에 연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보유 비율을 낮춘 것으로 해석된다. 올 들어 영풍제지의 주가는 700% 넘게 급등했지만, 지난달 18일 급작스럽게 하한가를 기록하며 주가가 반전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주가조작 세력이 개입했으며 키움증권의 계좌가 대거 이용된 사실을 적발했다. 키움증권은 하한가 사태로 4900억원의 미수금까지 떠안으며 실적에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035720) 역시 분식회계와 시세조정 이슈로 곤욕을 치르는 가운데, 국민연금은 보유 지분을 6.36%에서 5.42%로 하향 조정했다. 계열사인 카카오페이(377300) 보유 비율도 5.02%에서 4.45%로 낮췄다.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가맹업체와 이중 계약을 통해 3000억원의 분식회계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리에 돌입한 상황이다. 아울러 에스엠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352820)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시세를 조종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에스엠 인수와 관련한 카카오뱅크 지분 매각, 에스엠 인수 무효 등의 불확실성과 정부의 플랫폼 규제에 따른 플랫폼 수수료 인하 압력은 여전히 불확실한 요인”이라고 짚었다.

국민연금은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의 비중도 6.79%에서 5.78%로 축소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양현석 전 총괄 프로듀서(대표)가 소속 가수의 마약 혐의를 무마하기 위해 제보자를 협박한 혐의를 받으며 송사에 휘말린 상황이다. 양 전 총괄 프로듀서는 1심에서 무죄로 판정돼 총괄 프로듀서로서의 복귀 의사를 발표했지만, 최근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으며 다시 위기에 처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주도주 부재한 증시…실적 개선주 관심 ‘쑥’

국민연금은 안정적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의 보유 비중은 늘리는 전략을 취했다. 한화오션(042660)의 보유 비중은 4.71%에서 4.72%로 확대했다. 한화오션 비중을 확대한 것은 국제 유가 상승으로 플랜트 및 조선 발주가 확대가 기대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 3분기에는 12개 분기 만에 분기 흑자를 달성하기도 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남은 4분기를 포함해 액화천연가스운반선(LNGC)와 고선가 선박 건조물량의 본격적인 확대로 흑자기조 유지하며 내년 연간 흑자 달성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069960) 보유 비중도 10.85%에서 11.11%로 늘렸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4분기 실적 모멘텀이 예상되면서 보유 비중을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선 올 4분기부터 대전점 영업 재개와 주요 점포 리뉴얼 효과로 백화점 부문의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효성티앤씨(298020) 보유 비중도 10.06%에서 10.17%로 상향했다. 효성티앤씨는 내년 스판덱스 업황 회복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이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스판덱스 수요 개선세는 명확하다”며 “향후 제한적인 신증설 및 과거 평균치까지 회복한 가동률을 고려하면 내년 스판덱스 업황의 본격적인 회복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yes01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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