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영화 감성 그대로…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강진아의 이 공연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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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스즈! 오지 않을래? 우리 집에."
외도로 오래전 집을 떠난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처음 만난 이복동생 스즈.
스즈와 남자친구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는 아름다운 벚꽃 터널 장면은 조명과 종이꽃으로 아기자기하게 표현했다.
특히 이 작품으로 첫 연극에 도전한 한혜진과 임수향은 안정적인 연기로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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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저기 스즈! 오지 않을래? 우리 집에."
외도로 오래전 집을 떠난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처음 만난 이복동생 스즈. 세 자매는 그녀와의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올라탄 기차에서 문이 닫히기 전 첫째 사치가 그녀를 향해 외친다. 고민도 찰나, 스즈는 언니들을 향해 소리치며 손을 흔든다. "갈게요!"
네 자매의 따뜻한 성장 이야기를 담은 '바닷마을 다이어리'가 무대로 옮겨졌다. 일본 영화계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동명 영화를 한국에서 연극으로 처음 제작했다.
사실 원작의 인기가 클수록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기 마련이다. 이 작품 역시 가마쿠라의 바닷가, 네 자매의 집 등 특유의 정취를 불러온 영화 속 장소를 어떻게 구현할지 궁금증이 컸다. 하지만 연극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킨다. 좁은 소극장 무대이지만 소리와 조명, 세트 등을 적절히 활용해 영화와는 또다른 연극적 상상력으로 숙제를 풀었다.
극의 시작과 끝에 철썩거리는 파도 소리는 관객들을 작은 바닷마을로 이끈다. 극의 중심이 되는 자매들의 낡았지만 고즈넉한 집은 승강 구조를 활용해 무대를 오르내린다. 사치와 스즈 각각의 비밀 장소이자 서로 공감대를 갖게 되는 언덕배기도 승강 형태의 계단을 이용해 공간감을 부여했다. 스즈와 남자친구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는 아름다운 벚꽃 터널 장면은 조명과 종이꽃으로 아기자기하게 표현했다.
연극은 영화의 따뜻한 감성을 고스란히 살려낸다. 이야기의 흐름을 군더더기 없이 자연스럽게 압축했다.
네 자매가 티격태격하며 서로를 위해주고 진정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잔잔하게 그려낸다. 낯선 환경에서 존댓말을 쓰던 스즈도 언니들과 함께 지내며 어느새 벽을 허물어 간다. 함께 식사를 하고 매실주를 담그는 평범하고 소박한 일상 속에 공감을 자아내며 긴 여운을 남긴다.
든든한 맏이 역할을 하지만 부모의 부재로 마음속 깊은 곳에 상처가 있는 첫째 사치, 술을 좋아하는 말괄량이이지만 속정 깊은 둘째 요시노, 엉뚱하면서 천진난만한 셋째 치카,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원망이 남아있는 막내 스즈까지 각자의 에피소드를 통해서도 자매들은 성장한다.
네 자매의 티키타카가 사랑스럽다. 배우들은 각각의 캐릭터에 착 붙은 연기로 '자매 케미'를 보여주며 작품의 매력을 높인다.
특히 이 작품으로 첫 연극에 도전한 한혜진과 임수향은 안정적인 연기로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한혜진은 단정하면서 책임감 있는 사치로 극의 중심을 단단하게 이끌어간다. 임수향은 귀여운 술주정부터 자유분방하고 능청스러운 요시노로 변신해 웃음을 선사한다.
배우 박하선도 한혜진과 같은 역할로 13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올랐다. 뮤지컬 '마틸다', '미세스 다웃파이어' 등 무대 경험이 있는 막내 스즈 역의 설가은도 탄탄한 연기로 눈길을 끈다.
공연은 오는 19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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