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궁 관계 훔쳐본 관음증 탓” 공민왕 허망한 죽음, 미완의 개혁(선녀들)[어제TV]
[뉴스엔 서유나 기자]
고려의 마지막 불꽃 공민왕의 허망한 죽음 스토리가 공개됐다.
11월 12일 방송된 MBC 시사 교양 프로그램 '선을 넘는 녀석들-더 컬렉션'(이하 '선녀들') 10회에서는 혼란한 시대 속 임기응변 능력을 발휘한 정치가 공민왕에 대해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고려사 학자 이익주 교수는 500년 고려왕조 마지막 불꽃같은 왕 공민왕을 소개했다. 고려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한 왕으로 개혁만 잘 성공했다면 고려는 무너지지 않고 몇십 년은 더 갔을 거라고.
원 간섭기 공민왕은 원에 볼모로 갔다가 고려 공녀 출신에서 황제의 아이를 낳으며 황후가 된 기황후의 눈에 들었다. 극성을 부리는 왜구를 해결 못하는 당시의 고려 왕이 못마땅했던 기황후는 '좀 더 능력 있는 왕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공민왕을 고려 국왕으로 내려 보냈고, 이때부터 고려에선 공민왕 시대가 열렸다.
당시 고려는 원의 부마국 지위였다. 이에 공민왕 역시 노국대장공주와 정략 결혼을 했는데, 현대에 잘 알려져있는 대로 공민왕과 노국대장공주는 서로를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했다.
심지어 노국대장공주는 남편을 위해 조국을 배신하기도 했다. '일국갱시'(한 나라를 다시 시작하겠다)라는 목표로 왕위에 오른 공민왕은 원나라 황실에 딸을 바치며 권력을 누린 친원파의 3거두인 기철, 권겸, 노책을 죽이고 쌍성총관부 관할 영토를 수복하는 등 원의 간섭에서 벗어날 거사를 은밀하게 수행해 성공했다.
이익주 교수는 "노국대장공주는 (공민왕의 계획을) 알았을 거다. 그런데 (원나라에) 이야기를 안 한 것. 어찌보면 조국을 배신하고 남편을 선택한 것"이라고 공민왕과 노국대장공주의 놀라운 부부애를 전한 데 이어 "치밀함 과감함 추진력이 모여 무려 98년간 계속된 원의 간섭을 벗어나는 데 하루만에 성공했다"고 공민왕의 놀라운 정치 감각을 강조했다.
하지만 암살 위기가 있던 '흥왕사의 변란'을 시작으로 기황후의 폐위 공작, 결혼 15년 만에 생긴 아이 출산 중 세상을 떠난 노국대장공주까지. 거듭된 시련에 상심에 빠진 공민왕은 노국공주의 초상화를 살아있는 사람처럼 대하는 등 이상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공민왕은 개혁을 놓지는 않았다. 신돈을 앞세워 더욱 본격적으로 개혁 정치에 들어간 그는 고위 관직에 있는 사람들을 전부 물갈이 하고, 억지로 뺏은 토지를 돌려주고 노비를 해방시키고, 성균관을 지어 유생들을 학습시켰다. 이어 신돈을 몰아낸 뒤에는 자제위를 만들었다.
자제위를 듣자마자 전현무, 하니, 유병재가 영화 '쌍화점'을 떠올리자 이익주 교수는 "자제위를 음습한 걸로 보는데 사실 공민왕이 젊은 시절을 생각해 본 거다. 공민왕이 (볼모로 가) 원나라 숙위를 했지 않냐. 이걸 고려에 시도해보고 싶었던 거다. '내가 생각하는 정치란 이런 거야. 앞으로 너희들이 이런 걸 해야 돼'라고 얘기해주고 싶었던 것이었을 것"이라고 당시 공민왕의 뜻을 짐작해 전했다.
아쉬운 건 결국 "문란함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것. 이익주 교수는 "자제위에게 후궁들과 관계를 맺게 하고 그걸 훔쳐보는 관음증을 보이게 되고 사고가 터졌다"면서 한 환관으로부터 '익비가 회임을 했다. 곧 후사를 얻으실 것'이라는 귓속말을 듣고 극대노한 공민왕이 아이의 아버지인 자제위 홍륜은 물론 이 사실을 아는 환관까지 죽이려 했다고 전했다.
이에 환관은 살기 위해 홍륜을 찾아가 '왕께서 다 아셨다. 우리가 먼저 도모해야겠다'고 말했고 이들은 만취해 자는 공민왕의 침실에 침입해 공민왕을 때려 죽였다. 이익주 교수의 "'왕의 머리를 쳐서 골수가 벽에 튀었다'고 고려사 기록에 나와 있다"는 말은 모두에게 충격을 안겼다.
공민왕의 죽음으로 그간 그가 진행한 모든 개혁 정치는 끝이 나버렸다. 아쇱고 허망한 결말 속 이익주 교수는 "그만한 왕은 없다고 저는 생각한다. 왕으로 있을 동안 꼭 해야 되는 일이 있다. 그걸 다른 말로 하면 시대적 과제라고 하는데, 그 일을 찾기도 어렵다. 웬만한 사람을 모르고 지나간다. (공민왕은) 시대적 과제에 충실한 왕이었다. 성공과 실패는 글쎄 하늘의 뜻이다"라고 자신만의 평가를 덧붙였다.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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