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지헌 테크랩스 대표 “헬스케어 마케팅도 고객 데이터 기반 맞춤형으로”
핵심은 데이터…”목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업”
의료기반 부실한 동남아 진출…내년 기업공개 할 계획
“우리나라엔 약 1만2000개의 성형외과, 임플란트 치과, 다이어트 한의원 등 비급여 병원들이 있습니다. 획일화된 마케팅이 아니라 병원 고객의 데이터를 토대로 병원의 특성, 고객 수요 등 각 병원 맞춤형 마케팅을 하면, 해당 병원의 브랜드 가치도 높일 수 있습니다.”
유지헌 테크랩스 대표는 9일 서울 강남구 테크랩스 사무실에서 진행한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헬스케어 마케팅 시장의 잠재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테크랩스는 2013년 설립 후 국내 대표 운세 서비스인 ‘점신’과 소개팅 서비스인 ‘아만다’, ‘너랑나랑’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엔 비급여 헬스케어 마케팅 시장에 진출해 적극적으로 마케팅 설루션 개발을 진행 중이다.
유 대표는 제일기획, 네이버, 쿠팡 등 다양한 기업에서 광고 마케팅을 전담하면서 맞춤형 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을 일찍이 깨달았다. 특히 헬스케어 분야의 데이터가 활용되지 못하는 것을 보고 헬스케어 마케팅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유 대표는 기존 비급여 병원들의 마케팅 활동은 고객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고 평했다. 그는 “모든 지표를 수치화해서 관리하는 설루션을 개발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테크랩스는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데이터 수집부터 시작했다. 지난 2년간 고객들이 특정 병원을 인지하는 순간부터 상담, 시술, 수술에서 사후관리까지 이어지는 100만건이 넘는 고객 데이터를 확보했다. 테크랩스는 자체 개발한 고객사 광고 관리 서비스(MM)를 이용해 24시간 실시간으로 광고 효율을 관리한다. 현재 테크랩스는 국내 100개의 대형 비급여 병원을 고객사로 두고 각 병원에 맞는 마케팅 설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테크랩스는 소규모 병원도 이용할 수 있는 차세대 비급여 헬스케어 마케팅 설루션도 개발할 예정이다. 유 대표는 “소규모 병원은 제대로 된 고객 관계 관리(CRM), 콜센터 등을 이용하지 않아 데이터 기반 마케팅이 어렵다는 걸 체감했다”며 “규모에 상관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광고 플랫폼 서비스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크랩스의 다음 목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기업’이다. 단순히 온·오프라인 업무 방식을 디지털화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화를 통한 데이터 수집부터 고객사의 브랜드 가치 창출까지 총체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유 대표는 “예를 들어 어떤 서비스를 탄소라고 하면 어떤 환경에 노출하느냐에 따라 일반적인 숯이 될 수도 있고 다이아몬드가 될 수도 있다”며 “우리는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이라는 환경 아래 데이터라는 열과 압력을 공급해 해당 서비스를 다이아몬드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테크랩스가 비급여 헬스케어 마케팅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직접적으로 고객사 병원만의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 높이는 것이었고, 이를 가능할 수 있게 해준 것이 바로 데이터라고 유 대표는 강조했다.
이를 위해 테크랩스는 지난해 7월 인공지능(AI) 초개인화 설루션 기업인 아이겐코리아를 인수했다. 고객·소비자 행동·외부 데이터를 연동해 맞춤형 상품 및 서비스 추천을 제공하는 설루션을 개발했다. 또 애드테크(AdTech) 기업인 메타마케팅, 애드오피 등과 인수합병(M&A)도 진행했다. 테크랩스는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685억원, 영업이익 74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목표 매출액 980억원과 영업이익 110억원 달성에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
테크랩스는 현재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있는 지사를 통해 동남아 진출을 모색 중이다. 유 대표는 “의료기반이 부실하거나 광고 시장이 낙후된 해외의 경우, 테크랩스 설루션 도입을 통해 의료의 질을 높이고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크랩스는 내년 기업공개(IPO)를 위한 예비 심사 청구도 할 예정이다. 유 대표는 피터 드러커의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할 수 없다”는 말을 사업 철학으로 여긴다고 한다. 그는 “다양한 커머스 기업에서의 경험을 통해 매출 발생 과정까지의 데이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며 “향후 더 많은 데이터를 선점해 보험, 건강기능식품 등 연관 분야에 진출하거나 관련 기업들과 협력하면서 성장세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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