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657조 '예산 전쟁' 서막…與 "삭감 없어" vs 野 "5조 감액"
R&D·지역화폐·사정기관 예산 두고 격돌
與송언석 "방탄 국회 용납 안 할 것"
野강훈식 "특활비, 국민 납득 어려워"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국회가 13일부터 656조9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여야는 연구개발(R&D) 예산과 법무부·검찰·감사원 등 사정기관의 특수활동비를 두고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회는 지난 2년 동안 법정기한을 넘겨 예산안을 처리했다. 특히 지난해엔 야당 측의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별검사제’ 추진과 맞물리면서 예산안 처리가 법정기한을 3주 넘겼다.
올해도 법정기한인 12월2일에 통과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민주당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을 재발의하고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과 방송3법 등 쟁점 법안으로 여야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정부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의 ‘5조원 삭감’ 기조에 맞서 예산 삭감을 방어하는 동시에 민생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주장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정부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충하도록 예산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며 “예산안이 경제를 회복시키는 마중물이자 민생경제를 살리는 원동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여야의 의견이 극명한 R&D 예산의 경우 여당은 “비효율, 가성비 최악”으로 평가하면서 예산 삭감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부처별로 중복된 예산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인력 양성 관련 부분 등과 관련해선 일부 증액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국민의힘은 검찰과 감사원, 대통령실 등 사정기관에 대한 예산과 대통령실 해외 순방비에 대해서도 감액 없이 확보하겠다는 주장이다.
예결위 여당 간사인 송언석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민주당 입장은 정부에서 하고자 하는 사업을 다 자르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정부에서 긴축 재정한다고 예산을 줄였는데 여기에 5조원을 추가로 삭감하겠다고 하는 것은 지금도 예산 규모가 크다고 민주당도 판단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왜 정부 예산이 적다고 주장하는 것인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권력기관 예산 감액과 관련해서도 “그만큼 자기들이 잘못한 것이 많다는 방증”이라며 “검사 탄핵으로 ‘방탄 국회’하겠다는 것은 예산 자체를 방탄 예산으로 만들겠다는 건데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권력기관 중심으로 증액된 업무추진비와 특정업무경비 등을 포함해 5조원 이상을 감액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검찰 특수활동비와 관련해서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검찰 특수활동비는 올리고 불필요한 홍보성 예산을 늘리는 몰염치를 보였다”며 “국민을 기만하는 예산은 철저히 검증해 삭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민주당은 대폭 감액된 R&D 예산과 지역화폐, 새만금 사업 관련 예산을 사수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5대 미래 예산’과 ‘5대 생활 예산’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예결위에 따르면 ‘5대 미래 예산’은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지구개발 예산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대비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아동수당 등 보육 지원 예산 △청년재직자내일채움공제 등이다.
‘5대 생활 예산’은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지원 사업 △청년 교통비 ‘3만원 패스’ 사업 △요양병원 간병비 지원 △소상공인 가스·전기요금 및 대출이자 지원 △전세 사기 피해자 구제 사업을 위한 예산을 뜻한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강훈식 민주당 의원도 이날 통화에서 “특활비 등 무리하게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예산은 잘 줄여나가고 꼼꼼하게 살펴볼 것”이라며 “동시에 R&D, 지역화폐, 새만금 예산은 살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원 (priz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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