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ERA 10.70' 가을야구 모든 클로저가 무너지고 있다... 시즌 모습은 어디로, 다들 뒷문이 헐겁다

양정웅 기자 2023. 11. 13. 06: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지난 10일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홈런을 허용했던 LG 고우석(왼쪽)-KT 김재윤. /사진=OSEN
올해 KBO 포스트시즌의 트렌트는 '마무리 잔혹사'인가. 리그를 대표하는 클로저들이 가을야구에서 연이어 난타당하고 있다. 아예 흐름을 뒤바꾸는 경우도 있었다.

12일 기준 2023 KBO 포스트시즌은 정규리그 1위 LG 트윈스가 한국시리즈에서 KT 위즈를 상대로 3승 1패의 전적을 거두며 29년 만의 정상 등극에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1차전을 2-3으로 패배한 LG는 2차전(5-4)과 3차전(8-7)을 연달아 승리하더니, 4차전에서는 아예 15-4로 대승을 거두며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양 팀의 마무리투수인 고우석(LG)과 김재윤(KT)이 흔들리고 있다. 고우석은 지난 7일 열린 1차전에서 9회 초 KT 문상철에게 펜스를 직격하는 결승 2루타를 맞으며 패전투수가 됐다. 다음날 2차전에서는 1이닝 2탈삼진 퍼펙트로 세이브를 따냈으나, 3차전에서는 2이닝 세이브를 위해 8회 말에 등판했다가 황재균의 동점 2루타와 박병호의 2점 홈런으로 인해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김재윤은 2차전에서 팀이 역전당한 후 2타자를 잘 잡아내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장소를 수원으로 옮겨 치른 3차전에서 팀이 7-5로 앞서던 9회 초 2사 1, 2루에서 오지환에게 역전 3점 홈런을 맞으면서 충격적인 패배를 기록하게 됐다. 이어 4차전에서는 0-2로 뒤지던 5회 초 깜짝 등판에 나섰으나 홍창기에게 적시타를 맞아 선행주자를 불러들였고, 다음 이닝에는 문보경에게 투런 홈런을 맞으며 무너졌다.

KT 김재윤이 11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LG와 2023 KBO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6회 초 문보경에게 홈런을 맞고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LG 고우석이 10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KT와 2023 KBO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8회 말 박병호에게 홈런을 맞고 허탈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4차전까지 고우석과 김재윤은 불안한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시리즈에서 고우석의 평균자책점은 10.80(3⅓이닝 4실점), 김재윤은 15.00(3이닝 5실점)이나 된다. 정규시즌의 성적을 생각한다면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김재윤은 올해 페넌트레이스 59경기에서 등판, 5승 5패 32세이브 평균자책점 2.60으로 세이브 2위에 올랐다. 전반기까지 1.60의 평균자책점으로 호투했고, 후반기(평균자책점 3.66) 다소 흔들리긴 했지만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에서는 2경기에서 실점 없이 2세이브를 기록했다.

올 시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후유증으로 출발이 늦었던 고우석은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로 다소 부진했다. 그러나 불과 1년 전만 해도 42세이브와 평균자책점 1.48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올린 선수였고, 포스트시즌 경험도 적지 않았기에 충분히 기대감을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김재윤과 고우석 모두 흔들거리고 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마무리투수들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건 첫 게임이었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10월 19일)부터였다. 당시 두산은 6-8로 뒤지던 8회 말 홍건희를 마운드에 올렸다. 비록 후반기 들어 흔들리면서 마무리 자리를 내놓기는 했지만, 시즌 22세이브를 올린 저력 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그는 1아웃을 잡은 후 흔들리기 시작했고, 김주원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은 후 김형준에게 3점 홈런을 맞으며 무너졌다. 홍건희는 ⅔이닝 4피안타 6실점이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홍건희에게 마무리를 물려받았던 정철원 역시 7회 등판해 서호철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으며 김강률의 주자 2명을 불러들였다. 8회 초 올라왔던 NC 마무리 이용찬 역시 9회 초 3안타 1볼넷을 허용하며 3점을 내주고 힘겹게 세이브를 올렸다.

두산 홍건희(맨 왼쪽)가 NC와 2023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8회 말 김형준에게 3점 홈런을 맞고 고개를 숙였다.
NC 이용찬(오른쪽)이 KT와 2023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회 말 배정대에게 만루홈런을 허용한 후 고개를 떨구고 있다.
정규시즌 29세이브를 따낸 이용찬의 부진은 이후로도 이어졌다. SSG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4-1로 앞서던 9회 말 하재훈에게 투런 홈런을 맞은 후 겨우 리드를 지켜냈고, 다음날 2차전에서도 볼넷과 안타를 내준 후 어렵게 마무리를 지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였다. KT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9-1로 앞서던 9회 말 2사 만루에 등판해 첫 타자 배정대에게 만루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2차전에서도 8회 말 2점 차 리드에서 조기 등판했지만 김상수에게 적시타를 맞고 앞선 투수 류진욱의 주자를 들여보냈다. 이어 9회 말에는 박병호와 장성우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 3루 위기에 몰렸고, 유격수 김주원의 그림 같은 수비가 나오며 겨우 막아냈다. 그나마 이용찬은 마지막 경기까지 블론세이브는 기록하지 않았다.
SSG 서진용.
올해 세이브왕(42세이브) 서진용(SSG)이 그나마 준플레이오프 2경기 무실점을 기록했으나, 투구 내용이 좋다고는 볼 수 없었다. 1차전에서는 1-3으로 뒤지던 9회 초 1사 1루에 등판해 도루를 허용한 뒤 서호철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주자를 불러들이고 말았다. 9회 말 2점 홈런이 터졌다는 점에서 아쉬운 실점이었다. 3차전에서도 8회 말 올라와 첫 타자 오영수를 볼넷으로 내보낸 것을 시작으로 1사 만루 위기에 몰렸으나 병살타를 유도해 겨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감했다.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팀 마무리투수들의 세이브 총 합계는 140개였다. 이렇듯 많은 승리를 지켰지만, 가을야구에서는 흔들리고 있다. 그래도 플레이오프까지만 해도 마무리투수들이 흔들리는 경우는 있었어도, 승패를 직접적으로 바꾸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 접어들면서 클로저들의 방화가 이어지면서 경기 흐름이 뒤바뀌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남은 시리즈에서도 이들의 활약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 2023 KBO 각 팀 마무리투수 포스트시즌 / 정규시즌 성적 비교
- LG 고우석: 정규시즌 44경기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 / 포스트시즌 3경기 1승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0.80
- KT 김재윤: 정규시즌 59경기 5승 5패 32세이브 평균자책점 2.60 / 포스트시즌 5경기 1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9.00
- SSG 서진용: 정규시즌 69경기 5승 4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2.59 / 포스트시즌 2경기 평균자책점 0
- NC 이용찬: 정규시즌 60경기 4승 4패 29세이브 평균자책점 4.13 / 포스트시즌 7경기 4세이브 평균자책점 7.71
- 두산 홍건희: 정규시즌 64경기 1승 5패 22세이브 평균자책점 3.06 / 포스트시즌 1경기 평균자책점 81.00
- 총 17⅔이닝 21자책점 / 평균자책점 10.70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Copyright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