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풀무원 ‘두유면’ 美 진출 목표…“가장 밀가루면 같은 대체면”

오송=이민아 기자 2023. 11.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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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빈 풀무원식품 soy개발담당 상무
식물성 지구식단의 실키 두유면 비빔국수 개발
2023 푸드앤푸드테크대상 최고점... Top of Best 선정
“두유면 생산량, 내년 4배로 확대 계획”
면 씻고 삶을 필요 없이 바로 비벼먹어...편의성 잡았다

“내년엔 두유면의 생산량을 현재의 4배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미국 시장에 현재는 곤약면을 수출하고 있는데, 두유면도 판매할 예정입니다.”

지난 7일 충청북도 오송에 위치한 풀무원기술원에서 만난 조성빈 풀무원식품 soy(콩)개발팀장(상무)은 ‘식물성 지구식단의 실키 두유면 비빔국수(두유면)’의 향후 생산 계획에 대해 묻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이 제품의 개발 총괄을 맡은 임원이다.

콩을 갈아 제면한 두유면은 풀무원식품이 앞서 출시한 ‘두부면’의 후속 신제품으로 올해 6월 판매가 시작됐다.

두유면은 국내 최고의 식품을 가리는 2023 대한민국 푸드앤푸드테크 대상에서 255개 제품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탑 오브 베스트(Top of Best)에 선정됐다.

조성빈 풀무원식품 soy개발팀장(상무)이 충북 오송에 위치한 풀무원기술원에서 두유면을 들고 있다./오송=이민아 기자

두유면은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은 ‘대체 면’ 제품 가운데 최근 입소문을 타고 있는 인기 제품이다. 밀가루로 만든 진짜 소면을 대체하고자 만든 이 제품은 열량(75㎉)도, 탄수화물 함량도 일반 밀가루 소면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달리 삶는 과정 등을 거치지 않고 충진수를 버리고 소스를 비비기만 하면 된다.

충북 오송 ‘풀무원기술원’에서 근무하는 조성빈 팀장은 2002년 풀무원에 병역특례로 입사 후 계속해서 콩, 두부 연구개발 팀에서 근무해온 ‘콩 가공 전문가’다.

조 팀장은 “두유면 개발의 출발점은 시중에 나와있는 ‘대체면’들보다 먹었을 때 좀 더 ‘면’ 같은 식감을 냈으면 좋겠다는 요구”라고 말했다.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면은 밀가루를 원료로 한다. 밀가루에는 쫄깃하고 차진 식감을 내는 글루텐이 함유돼 있다.

글루텐은 과하게 섭취하면 장에서 서로 엉겨 붙고 변비나 소화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소화되지 않은 글루텐은 장내 염증이나 아토피같은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 때문에 글루텐이 함유되지 않은 ‘글루텐 프리’를 찾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서 밀가루를 원료로 쓰지 않은 대체면들이 시장에 출시돼 조금씩 입소문을 타고 있었다. 두유면에 앞서 풀무원은 두부면, 곤약면을 출시해 시장에서 선보였다. 하지만 이 제품들은 밀가루로 만든 기존 면과는 식감이 많이 다르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소비자들이 두부면과 곤약면을 먹으면 면과의 차이점을 크게 느낀다는 것이다.

조 팀장은 “2020년 출시한 두부면이 시장에서 굉장히 많이 팔렸지만, 사실 내부에서는 혼났었다”라며 “‘이게 무슨 면이냐’ ‘좀 더 진짜 면 같은 제품을 개발하라’는 이효율 총괄사장님의 말이 있었다”고 말했다. 좀 더 밀가루 면과 비슷한 식감을 내는 제품을 개발하라는 요구였던 것이다.

식물성 지구식단 실키(Silky) 두유면 비빔국수. /풀무원 제공

조 팀장이 두유면으로 대체하고자 했던 면은 얇은 소면이었다. 출시 초기, 건강 관리에 신경 쓰는 소비자들은 탄수화물과 열량이 소면에 비해 3분의 1에 불과한 두유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제품 판매 초기에 ‘혈당 관리를 하는 부모님이 소면 대신 두유면을 드실 수 있어 풀무원에 고맙다’는 블로그 후기를 보고 정말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풀무원에 따르면 두유면은 6월 출시 이후 7, 8월까지 대형마트에서 시식 후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이 80%로 높았다. 조 팀장은 “두유면은 초기 판매량이 두부면보다 2~3배 많았는데, 두부면의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신규 제품의 기존 제품 시장 잠식)을 추정케하는 매출 감소가 10% 미만이었다”라며 “매출이 순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풀무원은 두유면 생산처를 재정비해 내년부터는 공급 물량을 기존의 4배 가까이 확대할 방침이다. 조 팀장은 “미국 시장 판매를 계획하고 있는데, 이 같은 글로벌 공략으로 오는 2025년까지 두유면 매출을 200억원으로 키워보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풀무원은 미국 시장에 ‘파스타 제로’라는 브랜드로 곤약면을 판매하고 있다.

조 팀장은 두부면 등 기존 대체면 제품과 두유면의 차별 점을 ‘편의성’으로 꼽았다. 그는 “대체면을 포함한 밀키트 제품을 구성해 판매하는데, 두부면은 밀키트 비중이 매출의 10~15%인데 두유면은 50%를 넘긴다”며 “두부면은 샐러드 등에 활용하는 소비자가 많은 반면, 두유면은 1인 가구 등이 식사 대용으로 먹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풀무원의 지속가능 식품 브랜드 ‘지구식단’ 제품들은 2023 대한민국 푸드앤푸드테크대상에서 두유면을 비롯해 5관왕을 차지했다. 일반식품 식물성 대체식품 부문에서 베스트를, 간편식품 밥·죽류 부문과 일반식품 빙과 부문·식물성 대체식품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그는 “내년에는 굉장히 다양한 제품을 준비하고 있는데, 일본에서 인기가 많았던 두부바를 올해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판매해보려 한다”며 “두유면도 현재는 얇은 소면 형태로만 제작되고 있는데, 이제는 파스타 면 정도의 ‘중면’도 만들어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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