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interview] 인천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김도혁은 ACLE가 안 된다면 ACL2로

김환 기자 2023. 11.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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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환 기자

[포포투=김환(인천)]


“벌써 ACL2 이미지 트레이닝이 끝났다. ‘그래, ACL2도 상금이 많으니까 우승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김도혁의 머리속에는 계획이 다 있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12일 오후 2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6라운드에서 전북 현대와 1-1로 비겼다. 승점 1점을 얻은 인천은 리그 5위를 유지했다.


인천은 후반전 터진 김도혁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그러나 얼마 뒤 박재용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인천은 측면을 통한 빠른 역습으로 다시 리드를 가져오기 위해 노력했지만 마무리에 날카로움이 약간 부족했다. 결국 인천은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고, 순위를 뒤집지 못한 채 5위에 머물렀다.


경기 후 선제골의 주인공 김도혁이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을 만났다. 김도혁은 “지금 부상자가 많은 시점이다. 주위에서 이가 빠졌다고 하는데, 나는 잇몸이 있어야 이가 난다고 생각한다. 동생들도 정말 준비를 잘 해줬고, 우리 홈이기 때문에 전북을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팬분들도 그런 모습을 기대하셨을 텐데 아쉽게 우리가 동점골을 허용해서 아쉬웠다”라며 경기 소감을 전했다.


이명주, 델브리지, 신진호, 무고사, 제르소 등 핵심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 속에 김도혁은 더욱 바빠졌다. 경기장 위에서는 장점인 멀티 능력을 발휘해야 하고, 경기장 밖에서는 동생들을 챙겨야 한다. 고참 선수의 숙명이라면 숙명이다.


김도혁은 먼저 어린 선수들에 대해 “이 친구들이 처음 왔을 때부터 능력이 좋다고 생각했다. 프로에서 시즌을 보내다 보면 지치기도 하고,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우리 동생들을 형들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꿋꿋하게 버틴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광주FC전에서 잘 보여줬고, 앞으로도 보여줄 게 너무 많은 친구들이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자신의 상태를 두고는 “부담보다는 항상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뛴다. 사람의 앞날을 모르지 않나. 내가 다쳐서 남은 경기를 뛰지 못하면 너무 아쉬울 것 같다. 지금 엄청 노력하고 있다. 남은 경기도 꼭 다 뛰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도혁이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배경에는 자신감이 있었다. 김도혁은 “윙백으로 뛸 때에도 좋은 활약은 하지 못했지만, 컨디션은 항상 좋았다. 미드필드에서 뛰면 충분히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그런 생각과 마음이 있어서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했다”라며 시즌을 돌아봤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인천은 마지막까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출전 티켓을 위해 노력 중이다. ACEL(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행이 힘들다면 4위로 시즌을 마감해 ACL2(아시아 챔피언스리그2) 진출이라도 확정 짓겠다는 생각이다.


김도혁의 머리속에는 이미 ACL2에 대한 생각이 있었다. 김도혁은 “ACL 경기를 치르며 다른 나라의 축구 스타일도 알게 됐고, 왜 선수들이 ACL에 나가는 팀들을 가고 싶어 했는지 느꼈다. 이미 ACL2에 대한 이미지 트레이닝이 끝났다. ‘그래, ACL2도 상금이 많으니까 우승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며 농담을 던졌다.


그러면서도 ACL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밝혔다. 김도혁은 산둥 타이산전을 돌아보며 “솔직히 변명이기는 하지만, 부상자 형들이 너무 원망스러웠다. 우리가 질 팀도 아니었고, 이길 수 있었다. 축구가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빠진 상태에서 조직력을 맞추는 게 어려웠다. 형들이 있었다면 산둥을 충분히 이길 수 있었다. 정말 아쉬웠다. 형들이 뛰었다면 팬들도 행복하게 봤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런 어려움이 있을 때 우리가 극복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게 인천만의 매력이기도 하다. 어려움이 있을 때 우리가 어떻게 극복하는지 그 과정을 보면서 팬분들이나 선수들이나 희열을 느끼면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부상자들이 많지만, 잘 쉬고 더 강한 모습으로 돌아오도록 하겠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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