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 등 치료하는 ‘필수 의료’… 지방서 수억 줘도 의사 못구해
신경과는 어떤 곳인가
신경과는 뇌·척수 등 중추신경계와 여기서 뻗어 나온 말초신경계에 생긴 병을 치료하는 분야다. 두통과 어지럼증, 수면 장애, 뇌졸중, 치매, 파킨슨병 등이 해당된다. 신경과는 신경계에 생긴 질환을 주로 약물로, 신경외과는 수술로 치료한다는 차이가 있다. 뇌혈관이 막혀 뇌경색이 나타났을 때 혈전 용해제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면 신경과가, 두개골을 열고 막힌 혈관을 뚫어야 하면 신경외과가 맡는다.
신경과는 고령화로 뇌졸중과 치매 등을 앓는 노인 인구가 빠르게 늘면서 필수 의료 분야가 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뇌혈관 환자 117만여 명 중 80%, 뇌졸중 환자 63만여 명 중 85%가 60대 이상이었다. 또 2018년과 비교해 지난해 뇌혈관 및 뇌졸중 환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연령대는 80세 이상으로 각각 5만9143명(33%), 3만4970명(26.5%) 늘었다. 지난해 65세 이상 치매 환자도 94만명으로 100만명을 육박했다.
이처럼 신경과가 담당해야 할 의료 수요는 크게 늘었지만, 신경과 전문의 구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통영적십자병원은 3억원이 넘는 연봉과 사택 제공 등을 내걸었는데도 신경과 의사를 구하지 못했다. 강원도 영월의료원과 충북 청주의료원, 경북 울진군의료원 등도 신경과 전문의를 구하지 못해 휴진 간판을 내걸었다. 국립정신건강센터 신경과는 2020년 4월 이후 3년 넘게 휴진 상태다.
필수 의료 분야에 지원하는 의사가 줄면서 현장의 신경과 전문의와 전공의는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전국 9개 대학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8~2019년 전문의 1인당 응급실 중증 환자 진료는 연 평균 60.6건인데 신경과 전문의는 3배 이상인 208.6건으로 조사됐다. 신경과 전공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신경과 전공의 1인당 응급실 중증 환자 진료는 연 평균 406.6건으로, 다른 전공의 1인당 연간 평균인 97건의 4배 이상이었다. 초고속으로 다가오는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려면 신경과 의사부터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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