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D집다] 자생식물 관심, 농가소득으로 이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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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휴엔 홀가분한 마음으로 간만에 농장을 벗어나 서울에 다녀왔다.
이번 전시는 2019년부터 국립수목원이 자생식물의 중요성과 가치를 알리고, 우리 식물로 만들어가는 정원문화 확산을 위해 자생식물 정원 소재를 발굴·연구한 성과를 일반 시민들과 공유하는 자리다.
하지만 이러한 전시들이 자주 진행돼 보다 많은 사람이 우리 자생식물에 대한 사랑·중요성·가치를 깨달아 더욱 많은 정원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냈으면 좋겠다고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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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휴엔 홀가분한 마음으로 간만에 농장을 벗어나 서울에 다녀왔다. 연휴를 맞아 나들이도 할 겸, 종로구 북촌마을 배렴가옥에서 진행된 국립수목원의 정원식물종 연구성과전인 ‘초록을 찾아드립니다’를 관람하기 위해서였다.
이번 전시는 2019년부터 국립수목원이 자생식물의 중요성과 가치를 알리고, 우리 식물로 만들어가는 정원문화 확산을 위해 자생식물 정원 소재를 발굴·연구한 성과를 일반 시민들과 공유하는 자리다. 우리나라 환경에서 인간의 개입 없이 자연적으로 생겨난 식물을 의미하는 자생식물은 9월을 기준으로 총 186과 947속 3943분류군이 있는데 이 중에서 정원식물로 만날 수 있는 자생식물은 1222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원에서 자생식물이 중요한 이유는 오랜 시간 동안 한반도의 다양한 야생생물과 같이 진화해왔기 때문이다. 이는 생태 교란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외래식물과 달리, 야생동물과 상호작용을 하며 먹이와 서식지를 제공하는 지속가능한 정원으로 나아가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생태적으로도 중요하거니와, 자연 속에서는 흔하지만 정작 대다수에게는 낯선 우리 식물들을 온화한 필치로 산수화·화조화에 담아 그려낸 동양화가 배렴이 살았던 가옥에서 자생식물을 만나는 경험은 생경하면서도 아름답게 다가왔다. 특히 다양한 자생식물을 키우고 이를 원예작물로 활용하는 직업인인 나에게는 더없이 뿌듯했던 순간이었다.
반면 전시회에 같이 간 지인은 식물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분이었다. 그저 초록색은 풀이고, 그 외의 식물은 꽃으로 생각하는 분이었으니 말이다. 소소하게 피어나는 흰 꽃이 매력적인 미나리아재빗과의 덩굴성 낙엽관목인 ‘참으아리’를 보고는, ‘참 으아리’가 아니라 ‘참으라 리’라고 띄어 읽으며 참을성이 필요한 식물이냐고 다소 엉뚱한 질문을 했다.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 나는 한동안 난감하기도 했다.
도심 한복판에서 진행된 자생식물 전시회는 나 같은 업계 관계자뿐만 아니라 식물을 잘 모르는 일반인에게도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줬다. 올해 연말부터는 온라인상에 ‘정원백과(Korea Garden Plant Finder)’가 공개돼 공식적인 자생식물 정보도 볼 수 있다. 나는 전시에서 ‘정원백과’ 시스템을 먼저 체험해볼 수 있었는데, 여전히 일반인에게 생소한 단어가 많았지만, 집대성된 정보를 담아 서비스를 만든 국립수목원에 감사한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여담이지만, 올봄 참여했던 정원공모전에서 야생화를 주로 사용한 나의 정원을 보고 지나가던 한 관람객이 “시골정원이네”라고 말했다. 우리 산과 들에서 보이는 식물은 흔하다며 촌스러운 것으로 치부하는 그 말이 조금은 섭섭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전시들이 자주 진행돼 보다 많은 사람이 우리 자생식물에 대한 사랑·중요성·가치를 깨달아 더욱 많은 정원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냈으면 좋겠다고 바라본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이 지속돼 해외 식물 수입으로 국외에 로열티를 내기보다는 우리 자생식물을 생산·유통하는 국내 화훼농가의 소득이 증대되길 바란다.
이보현 바이그리너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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