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산물산지유통센터도 외국인 근로자 고용 허용을

농촌 인력난이 심화하면서 지역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도 일손을 구하지 못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농촌은 고령화와 공동화로 일할 사람이 거의 없어 인력 조달이 쉽지 않다. 영농철에는 웃돈을 준다고 해도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일손 구하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농민들은 외국인 근로자의 손을 빌려 힘겹게 농사를 짓고 있다. 정부도 이같은 사정을 잘 알기에 외국인 근로자 도입 규모를 늘려 농가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있다.

하지만 APC는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지 못해 수확기에 농산물 출하가 몰리면 작업에 차질이 생겨 납품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허가제(E-9 비자)는 외국 인력을 고용할 수 있는 업종에 농축산업이 있지만 ‘작물재배업’과 ‘축산업’ 등만 해당한다. 즉 농민들만 외국인 근로자에게 일을 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또 계절근로제(E-8 비자)는 농가와 영농조합법인·농업회사법인만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으며, 지난해부터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공형 계절근로제 역시 APC는 인력 지원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이런 탓에 APC는 백방으로 내국인 인력을 찾아보지만 다들 농촌 사업장에서 일하는 것을 기피하니 답답하기만 하다.

APC는 농민들이 해야 할 농산물 선별과 포장 등을 도맡아 하는 곳이다. 제대로 된 상품을 적기에 출하해야 제값을 받아 농민들도 안정적으로 소득을 올릴 수 있다. 일손부족으로 제때 작업을 못해 농산물 상품성이 떨어지고 출하 시기도 놓치면 결국 손해는 농가에 돌아간다.

지금 우리 농촌은 인력이 태부족해 아우성이다. 정부는 농업분야에 대한 외국인 근로자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APC도 이들을 고용해 일을 시킬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 아울러 우천 같은 기상여건 등으로 공공형 계절근로자가 농가에서 일을 하지 못할 땐 APC 등 유통사업장에 투입이 가능하도록 근로 범위를 넓혀줄 필요가 있다. 이는 월급제로 인해 일을 하지 않아도 인건비를 지급해야 하는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