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민생 시리즈' 숨은 전략…"보수통합" 메시지로 '신당설' 견제

최동현 기자 2023. 11. 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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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민생 시리즈'에 연일 매진 중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인 지난달 중순 "국민 소통, 현장 소통, 당정 소통을 더 강화해 달라", "어떠한 비판에도 변명을 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민생 현장으로 더 들어가서 챙겨야 한다"는 메시지를 연달아 내면서 '국정 기조의 변화'를 예고했는데, 윤 대통령 스스로 실천에 나섰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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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공개 행보 중 70% 민생·경제 집중…메시지도 180도 변했다
TK 찾아 박근혜와 깜짝회동…'이준석 가두리' 전략 차원 분석도
윤석열 대통령이 3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1.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 시리즈'에 연일 매진 중이다. 최근 열흘 남짓 사이 소상공인 대출장벽, 신도시 교통난, 불법 사금융, 확률형 아이템 등 굵직한 이슈를 두루 훑었다. 윤 대통령이 만난 사람들도 주부, 택시기사부터 소상공인, 여성 리더, 수도권 주민, 시장 상인, 소방관, 농업인, 청년까지 각양각색이다.

13잉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1월 공개 일정 18건 중 13건을 민생·경제 행사에 할애했다. 지난 1일 타운홀미팅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시작으로 전국여성대회, 소상공인대회, 광역교통 국민간담회, 대구 칠성종합시장, 소방의날 기념식, 불법사금융 민생 간담회, 농업인의날 기념식,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 등을 잇달아 찾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인 지난달 중순 "국민 소통, 현장 소통, 당정 소통을 더 강화해 달라", "어떠한 비판에도 변명을 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민생 현장으로 더 들어가서 챙겨야 한다"는 메시지를 연달아 내면서 '국정 기조의 변화'를 예고했는데, 윤 대통령 스스로 실천에 나섰다는 평가다.

가장 눈에 띈 변화는 '메시지'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국회 시정연설에 '이념'이나 '과거 정부'를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연설문 초안에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지적하는 내용이 상당 부분 있었지만 윤 대통령이 직접 지웠다고 한다. 대신 '경제'와 '민생'을 총 32차례 강조했고, 야당을 향해 연신 "부탁드린다"며 협조를 구했다.

해법 위주의 메시지도 특징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소상공인대회에서 "소상공인의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특단의 지원 대책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고금리와 대출 장벽으로 어려움을 토로하며 "눈물이 난다"고 했던 수산물 제조업자를 만난 뒤 이틀 만에 나온 대책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과 환담 후 정원을 산책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1.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엿새 뒤인 9일 금융감독원을 찾아서는 불법사금융 피해 사례를 일일이 언급하면서 "불법사금융을 끝까지 처단하고, 이런 불법 이익을 남김없이 박탈해야 한다"며 "약자의 피를 빠는 악질적 범죄자들은 죄를 평생 후회하도록 강력 처단하고, 필요하면 법 개정과 양형기준 상향도 추진하라"고 강경 지시했다.

내년 총선을 의식한 '전략적 행보'도 묻어난다. 윤 대통령이 최근 만난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낮거나 흔들리는 계층이 많았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 2030세대, 자영업자 등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이 7개월 만에 대구를 찾은 것도 핵심 지역 기반의 민심을 다잡기 위한 행보란 해석이 많았다.

윤 대통령이 '이준석 가두리' 전략을 구사했다고 보는 관측도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대구 신당 창당설'이 나온 가운데 윤 대통령이 직접 대구 전통시장을 찾으면서다. 특히 윤 대통령은 7일 대구 달성 사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났는데, 이는 영남권에 '보수 대통합' 메시지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여권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현관 밖까지 나와서 윤 대통령을 환대하고 함께 정원을 산책하는 장면은 영남권과 보수 진영 전체에 커다란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며 "이 전 대표의 대구 출마설, 신당설이 나오는 시점에 두 전현직 대통령의 만남은 그 자체로 정치적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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