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에 사우디 찾은 이란 대통령… ‘유엔 개입 요구’ 결의안 채택

류재민 기자 2023. 11. 13.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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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국 ‘이슬람협력기구’ 정상회의
11일(현지 시각)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특별 정상회의에 각국 정상들이 참석했다. /AFP 연합뉴스

전 세계 이슬람 국가 57국의 협력체인 이슬람 협력 기구(OIC)는 11일(현지 시각)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특별 정상 회의를 열었다. 이날 한자리에 모인 이란·이집트·레바논·튀르키예 등 이슬람 국가 정상들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을 강력히 비난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개입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에 대한 석유 판매를 중단하고, 가자지구를 공격한 이스라엘군을 테러 집단으로 지정해야 한다며 이슬람권의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라이시 대통령의 이번 회의 참석은 이란 대통령으로는 11년 만의 사우디 방문으로 주목받았다. 사우디와 이란은 각각 아랍권을 양분하는 수니파와 시아파의 맹주다. 사우디와 이란은 사우디가 시아파 성직자를 사형에 처한 2016년 국교를 단절했다. 이후 지난 3월 중국의 중재로 7년 만에 외교 관계를 정상화했다.

이스라엘 대응 위해 만난 라이시·빈살만 - 11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한 무함마드 빈 살만(오른쪽에서 둘째) 사우디 왕세자와 에브라힘 라이시(왼쪽에서 둘째) 이란 대통령. /AFP 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서방의 버릇없는 자식처럼 행동하는 이스라엘 정부는 자신의 행동으로 발생한 피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며 이스라엘의 핵무기 보유를 조사하자고 했다. 이 외에도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나지브 아즈미 미카티 레바논 총리·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등이 회의에 참석했다.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안와르울하크 카카르 파키스탄 총리·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등 비아랍권 정상들도 사우디를 찾았다. 대규모 회의가 비상 소집된 것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넘어 시리아·레바논 등 인접 국가까지 전선을 확대하자 이슬람 국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회의가 형식적 회의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알자지라는 “안보 관점에서 전쟁 후 가자지구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둘러싼 대화와 계획은 눈에 띄게 부족했고,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관한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의견 차이가 있었다”고 했다.

한편, 아랍에미리트(UAE)는 이스라엘에 대한 이슬람 국가들의 공동 대응을 촉구하면서도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유지할 예정이라고 로이터는 11일 보도했다. UAE는 이집트, 요르단에 이어 세 번째로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한 아랍 국가다. 이들은 이란을 역내 안보 위협으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이스라엘과 같은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알자지라는 “전쟁 이전부터 협상 중이던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 문제도 여전히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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