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하마스 기지 11곳 장악”… 이슬람 정상들은 ‘말폭탄’만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의 본거지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진입해 시가전을 벌이는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사령부가 있는 북부 도시 가자시티의 완전 장악을 목표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11일(현지 시각) 브리핑에서 “지난 2주간의 지상 작전을 통해 하마스의 전초기지 11곳까지 장악했다”면서 “우리 군은 가자 북부에서 성공적 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은 이어 하마스 대원들의 은거지로 지목한 가자시티 알시파 병원 주변에서 교전을 벌여 테러리스트 150여 명을 제거했다고도 밝혔다. 하마스와 또 다른 가자지구 무장 단체 이슬라믹 지하드는 국제법상 공격 금지 구역으로 지정된 의료 시설과 학교 등을 방패 삼아 계속 격렬한 저항을 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대국민 TV 연설을 통해 “총력을 다해 전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유엔 등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를 정면으로 일축한 것이다.
개전 37일째, 지상전 개시 16일째를 맞은 11일(현지 시각) 이스라엘은 가자 북부에 대한 통제권을 점차 확보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군은 정보 유출을 이유로 가자 북부 하마스 본거지인 가자시티 내 병력의 수나 배치 상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의 전과(戰果)·사상자 브리핑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현재 가자시티 대부분 지역에 진입했다고 추정된다.
이스라엘군 공식 발표를 종합하면 ‘도시 요새’라고도 불리는 가자시티 내 하마스 전초기지 중 상당수가 이스라엘군에 장악되거나 파괴됐다. 11일 현재 알시파 병원 등이 위치한 리말·자이툰 지역 등 가자시티 중심가 반경 1~1.5㎞ 지역을 놓고 이스라엘군과 하마스가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총공세를 펴는 지상과 달리 지하에선 여전히 하마스가 우세한 상황이다. 이스라엘군은 총연장 500㎞가 넘는 악명 높은 지하 땅굴 망 파괴에 여전히 애를 먹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전투 과정에서 전사자가 5명 추가로 발생, 지상전 개시 후 총 전사자가 42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양측의 교전이 격렬해지면서 가자지구 내 민간인 희생도 계속 늘고 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10일까지 누적 민간인 사망자는 1만1078명으로, 이 중 어린이와 청소년이 4506명에 달한다. 가자 보건부는 또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가자지구 내 20곳 이상 병원의 운영이 중단되면서 환자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역 최대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 측은 “이스라엘이 우리 병원을 직접 공격해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지휘 본부가 이 병원 지하에 있다고 여러 차례 지목해왔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어 12일 “이스라엘군의 공격 탓에 알시파 병원에서 미숙아 2명 등 환자 5명이 숨지고, 결국 폐쇄됐다”고 주장했다. 소셜미디어엔 현재 이 병원 어린이와 환자들이 피를 흘리며 고통스러워하는 영상이 돌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에 대해 “병원을 공격하지 않았다”며 완강히 부인했다. 하가리 대변인은 “우리는 병원 인근의 테러범들과 싸우고 있으며, 오히려 병원과 직접 소통하며 환자와 의료진의 대피를 돕고 있다”고 밝혔다. 군인이나 테러리스트가 병원을 접수했다고 하더라도 환자와 민간인을 대피시키지 않고 공격하는 행위는 국제법 위반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10일에만 환자 약 2500명이 병원에서 탈출했다”며 “알시파 병원에 남아 있는 인원은 환자 700명과 피란민 2000명 등 3000명 미만”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1일 저녁 기자회견을 통해 “가자지구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통제에 두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PA는 팔레스타인의 또 다른 아랍인 거주지인 서안지구의 통치 기구로, 하마스보다는 온건하고 서방국가들과도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알려졌다. 네타냐후는 하지만 “PA에 가자지구를 넘겨주면 아이들에게 이스라엘을 혐오하고 죽이도록 교육할 것”이라며 “우리는 가자에 대한 안보 통제권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이는 미국은 물론 서방국가도 지지하는 ‘두 국가 해법(장기적으로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두 국가를 건설해 분쟁을 줄이자는 방안)’에 기반을 둔 전후 처리 방식과 배치되는 것이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 ☞ 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걸리버의 옷장?… 뉴욕 한복판에 뜬 초대형 루이비통 트렁크, 알고 보니
- 4살 아이 머리 킥보드로 때린 유치원 교사, 다른 원생 11명도 폭행
- 비타민 사과의 9배, 매일 골드키위 먹고 몸에 생긴 변화
- 反明 전병헌 “이재명 끝나고 3총3김 경쟁력 달라져”
- [단독] 이기흥의 대한체육회, 올림픽 메달권 36명에 살모사 든 뱀탕을 보양식으로 줬다
- [부음]박순철 울산시의회 사무처장 부친상
- 한동훈 “이재명, 피고인이 판사 겁박…최악 양형 사유”
- 내년 경주서 ‘APEC CEO 서밋’… CEO 1000명, 알파벳 b 모양 ‘엄지척' 이유는?
- 연일 완판 행진 카이스트 탈모 샴푸, 단독 구성 특가
- 美국방장관 지명자 헤그세스, 성비위 의혹...‘극단주의’ 문신도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