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삼건축 40년,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새로운 선택을 선언하다
“건축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 통상적 건축사무소 역할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아파트 공화국, 다양한 삶의 가능성에 대한 선택지 없어”
“여전히 삶의 질을 보장받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건축가의 해결책을 지속적으로 제시할 것”
“간삼 런던오피스를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한 세계적 담론에 동참”
코빌리지 단독주택 클러스터 전경 기존 단독주택의 획지 분할 방식에서 오는 커뮤니티의 단절을 클러스터를 통해 회복하는 새로운 배치 기법이다. |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아 간삼건축 김태집 대표이사는 기업 철학을 온전히 담고 기업의 미래 원동력이 될 코빌리지 사업을 통해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주거 문제의 솔루션을 제시하며 ‘다음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사회 환경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건축가로 거듭나겠다는 선언을 했다.
간삼건축, 새로운 미래 행보의 시작
코빌리지 배치도 커뮤니티센터를 중심으로 240가구의 공동주택과 50가구의 단독주택을 임대 방식으로 공급하고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
먼저, 간삼기획은 설계 전 단계인 사업의 기획과 방향에 대한 컨설팅, 건설 후 운영까지 기존 건축가 서비스의 전과 후로 확장해 건물의 사회적 생애 주기 전반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더 나아가서 코빌리지, 즉 공유마을 사업은 이러한 노하우와 오랜 기간 주거에 대한 고민, 공동체에 대한 고민을 실제 마을 만들기 사업으로 전환한 것이다. 간삼건축 디자인총괄 박무찬 부사장(CDO)은 코빌리지 사업에 대해 “아파트 위주의 주거 문화에 새로운 대안을 세상에 내놓겠다는 건축가의 도전이며 더 나은 사회의 근간이 될 집에 대한 건축가의 본질적 책무”라고 밝혔다.
주거에 대한 다른 대안 제시
친환경적 주거 건설 공장 제작된 벽체, 지붕 등 정밀하고 하자 없는 구성재를 현장에서 조립한다.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자연 분해될 수 있도록 한다. |
‘2020년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구기동 공동주택은 간삼건축이 가진 주거에 대한 생각을 잘 표현하고 있다. 확장형 발코니라는 통상적인 상품성 요소를 거부하고 집 안의 작은 마당에서 펼쳐지는 풍부한 삶의 경험을 대신 채워 넣었다. 적층된 골목길, 친근한 벽돌 건물은 마치 축소된 마을을 연상시킨다.
코빌리지는 구기동 공동주택의 건축 스케일을 넘어서 사회적 인프라로서 마을을 만들겠다는 포부에서 시작됐다.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집, 그 속의 삶을 회복시키고 공동체를 복원하며 더 나아가 지방 소멸이라는 당면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마을 프로젝트다.
마치 과거의 마을을 연상시키는 300가구 집의 구성은 단독주택 5∼6채 집이 10개의 작은 ‘클러스터’를 이루고, 250가구의 공동주택이 3개의 클러스터로 이웃 간에 연결돼 구성된다. 이를 통해 우리가 잃어버린 공동체의 감각을 발현시키겠다는 의도다.
건물을 짓는 방식도 다르다. 우리 조상의 섬세한 결구로 짜인 목조 주택의 전통을 프리패브리케이션 기법을 통해 구현해 목재와 친환경 재료로 건물의 각 부분을 정밀하게 공장 제작하고, 현장에서는 1.5개월의 짧은 시간에 조립하는 친환경적 건축 방식이다.
커뮤니티센터 마을 공동체가 누리는 도시적 편리함, 공동체 활동, 마을이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새로운 비즈니스를 함께 펼칠 수 있는 마을 경제 공동체 공간. |
프로젝트 소재지인 강원도 고성과 인접한 속초는 젊은 세대들이 카페, 서점, 공방, 식당 등을 운영하며 점차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코빌리지는 그들과 협력해 지방 소멸에 대한 새로운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다.
코빌리지 네트워크 사업
코빌리지 사업은 고성뿐 아니라 국토 전반에 걸쳐 새로운 주거 문화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지속적 사업이다. 마을 만들기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부지를 물색 중이다. 수도권 중심의 개발은 침체된 지방 도시에 적합하지 않은 방식이며 각 지방이 가지고 있는 특색과 가치가 발현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서남권역은 풍부한 자연환경,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음에도 지방 소멸의 위험도가 매우 높다. 코빌리지는 전남 함평을 다음 사업지로 주목하고 있다.
또한 수도권, 특히 서울 역시 삶의 질을 보장받지 못하는 지역이 있음에 주목한다. 간삼건축은 “서울은 국제도시로 성장했고 풍요로움이 넘쳐나지만 여전히 삶의 질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며 서울 창신동의 홀몸노인들, 대림동의 외국인 노동자들의 소외된 환경에 대해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미래 사회에 대한 솔루션을 집중적으로 다루기 위해 간삼건축은 올해 영국 런던 오피스를 글로벌 리서치 센터로 오픈했다. 선진 글로벌 도시가 겪어온 다양한 사회적 이슈와 해결책을 들여다보고 런던의 다음 세대 건축가들과 함께 연구, 전시, 프로젝트를 수행할 계획이다.
박 부사장은 “코빌리지는 사람을 위한 건축이라는 점에서 우리의 기업 철학과 일치한다. 40년간 간삼건축이 쌓은 역량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와 미래를 위한 건축가 집단으로 성장해 나가고자 한다”고 회사의 미래 비전을 밝혔다.
“건물과 도시를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합니다”
코빌리지, 건축가의 선언
우리는 사상가입니다
우리는 단순히 건물을 짓는 빌더(Builder)가 아니라 변화하는 사회를 탐구하고 새로운 지식을 찾아가는 사상가(Thinker)입니다. 건축가, 도시계획가, 조경가, 분석가, 기획자, 운영자, 그리고 다른 숙련된 전문가들로 구성된 우리는 인간과 건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회적 가치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지속가능한 해결 방안을 제시합니다.
우리는 변화를 원합니다
우리 사회는 수많은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 절벽 위기감이 커지고 개인주의와 자산 양극화로 인한 공동체 붕괴로 계층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부동산으로 인해 촉발된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우리는 새로운 주거 공간을 상상해내야만 했습니다. 그것으로 사람을 모으고 긍정적인 진보를 촉진하는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속가능한 미래에 영감을 주고자 합니다
우리는 건축을 통해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사상가의 일원으로서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다차원적이고 전일론적인 디자인을 개발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건축 의제를 진전시키는 데 노력하는 한편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관찰자이고, 연구가이며, 실천가입니다. 우리는 건축가입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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