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안구 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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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년) 배경은 범죄를 예측하는 미래사회다.
'예정 살인범'으로 내몰린 주인공 톰 크루즈는 감시망을 벗어나기 위해 안구를 불법 이식한다.
미국 의료진이 고압 송전선에 얼굴을 맞아 왼쪽 눈을 적출한 애런 제임스(46)에게 안구 이식 수술을 시행했다.
시신경을 포함한 안구 이식은 세계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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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년) 배경은 범죄를 예측하는 미래사회다. 예지자들이 흉악범의 범행 시간·장소를 특정해 범죄를 막는다. ‘프리 크라임 시스템’이다. 신원 확인 수단은 눈의 지문인 홍채다. ‘예정 살인범’으로 내몰린 주인공 톰 크루즈는 감시망을 벗어나기 위해 안구를 불법 이식한다.
홍채 인식기술은 이미 보편화됐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를 만든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7월 안구 스캔 암호화폐 ‘월드코인’을 출시했다. ‘오브(Orb)’라는 기기를 통해 개인의 홍채를 데이터화해 블록체인에 연결하는 것이 핵심. 당장 홍채의 광범위한 사용이 인권침해와 개인정보 유출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에선 홍채 데이터가 도난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올트먼은 ‘더 큰 것’을 봐달라고 주장했다. “월드코인은 (홍채를 통해) 인간과 AI를 구분하는 도구”라는 것이다. 인간의 홍채 무늬와 형태·색을 판별하면 신원 확인 오류 확률이 1조분의 1로 줄어든다. 지문(1만분의 1)이나 얼굴 인식(1000분의 1)보다 오류가 작다.
중국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마스크 쓰기가 일상화하자 안면 인식을 넘어 홍채 인식이 가능한 폐쇄회로(CC) TV 보급에 나섰다. 최대 2000만 명의 홍채 정보를 담은 데이터베이스는 벌써 개발됐다. 애플의 MR(혼합현실)기기 비전프로에도 홍채 인식 기능이 탑재됐다. 홍채 인식으로 잠금을 푸는 스마트폰 등장도 시간 문제다.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작업장도 홍채 인식 시스템을 통해 출퇴근을 관리했다. 금융위원회는 비문(사람의 지문과 비슷)과 홍채로 반려동물 등록이 가능하도록 검토 중이다. 지난해 10월에는 대통령실이 보안 강화를 이유로 보행자 안면을 인식할 수 있는 CCTV를 용산에 설치하려 한다는 주장이 야당에서 제기됐다. 앞서 지난해 5월 대통령 경호처는 지문·홍채·안면 인식 정보를 다룰 수 있도록 대통령 경호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고쳤다.
미국 의료진이 고압 송전선에 얼굴을 맞아 왼쪽 눈을 적출한 애런 제임스(46)에게 안구 이식 수술을 시행했다. 시신경을 포함한 안구 이식은 세계 최초다. 현재까지 윤활 역할을 하는 내액이 충분하고 거부반응도 없다고 한다. 직접적인 사고가 아니어도 당뇨 같은 질병 합병증으로 시력을 잃는 사람이 많다. 의료계가 일군 “기술적인 역작”이 시각 장애인에게 희망을 주길 기대한다. 생체인식 정보 활용을 위한 사회적 논의도 활발해져야 할 때다.
이노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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