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도시’ 오명 샌프란시스코, 거리의 마약-노숙인 ‘대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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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과 노숙인 문제로 '좀비 도시'란 오명을 얻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가 11일(현지 시간) 개막한 제30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계기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거리를 점유한 노숙인과 마약 중독자 등을 '대청소'해 과거 부자 도시의 이미지를 되찾겠다는 것이다.
뉴욕포스트는 "샌프란시스코가 거대한 국제행사를 위해 정화 작업을 벌이면서 마약 중독자, 마약 딜러, 노숙인들이 기적적으로 사라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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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언론 “국제행사 위해 정화 작업”
낙서-쓰레기 치우고 파손 도로 정비
“노숙인 숨겨 보여주기 대응” 비판도
10일 NYT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시당국은 APEC 회의가 열리는 모스코니센터 주변을 시작으로 도시 정화 작업을 벌였다. 회의장에서 1마일(약 1.6km)도 떨어지지 않은 7번가와 낸시 펠로시 연방 빌딩 주변은 대낮에도 펜타닐 거래가 이뤄지고, 마약에 중독된 노숙인들이 길가에 널브러져 있던 곳이었다. 하지만 현재 이곳에선 마약 중독자나 노숙인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시당국은 또 주요 도로인 마켓 스트리트의 파손된 도로를 포장하고, 횡단보도 표시도 새로 칠하고 있다. 도로에 가득한 낙서를 지우고, 길가 쓰레기들을 치우는 작업도 이뤄졌다. 뉴욕포스트는 “샌프란시스코가 거대한 국제행사를 위해 정화 작업을 벌이면서 마약 중독자, 마약 딜러, 노숙인들이 기적적으로 사라졌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는 금문교와 차이나타운 등을 찾는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던 도시였다. 또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의 사무실도 밀집해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활성화로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도심 유동 인구가 감소했고, 이 자리를 노숙인과 마약 범죄자들이 채웠다.
샌프란시스코의 이미지 변화 시도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샌프란시스코 노숙인연합회 관계자는 “가장 궁핍하고 아픈 노숙인들을 돕기보다는 회의장 주변 노숙인들이 안 보이게 하는 데 주안점을 둔 조치여서 ‘보여주기 식’ 대응에 그칠 것”이라고 NYT에 말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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