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토리] 영상으로 만나는 '미술로 보는 세상' ⑤ 사진의 등장이 일으킨 나비효과?
[※ 편집자 주 = '미술로 보는 세상'은 미술 작품을 통해 당시 화가가 살아갔던 시대상과 현재 세상 곳곳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연재물입니다. 이에 연합뉴스 K컬처팀은 기존 연재물을 영상으로 확장한 크로스 미디어형 지식 콘텐츠인 <영상으로 만나는 '미술로 보는 세상'>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미술 이미지는 영화, 광고 등을 넘어서 메타버스와 가상 및 증강현실까지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K컬처팀은 미술 이미지를 통해 생각의 탄생과 사유의 확장을 표방하는 지식 콘텐츠를 선보이고자 합니다. 노석준(전 고려대 외래교수) RPA 건축연구소 소장과 석수선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영상예술학 박사)의 도움으로 제작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1836년 프랑스의 루이 다게르가 처음으로 근대 사진술로 촬영에 성공한 이후, 사진술은 폭발적인 수준으로 대중화됐습니다. 초기에 고정된 카메라에서 스냅사진 형태가 발전하자 여러 각도와 공간연출이 가능하여 보이자 당시 미술가에게는 그야말로 생존의 위기가 왔습니다. 그러면서 인상주의라는 새로운 사조가 나타나 미술이 사진을 만나 예술적 감수성이 더욱 폭발했습니다"
'미술로 보는 세상' 칼럼 저자 연합뉴스 도광환 기자는 사진의 등장이 일으킨 나비효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도 기자는 이어 독일 초상화가 프란츠 폰 렌바흐(1836~1904)의 가족 초상화를 들고나왔다. 아내와 두 딸이 있는 자기 가족 초상화 작품인데 이들의 표정이 상당히 섬뜩하다. 알고 보니 사진으로 먼저 찍은 후 이를 그림으로 그린 작품이다. 당시의 모든 사진은 흑백이었기 때문에 그림에는 색채가 더욱 중요했다. 당시에는 드가와 들라크루아 같은 화가도 사진을 찍은 후 그 위에 색깔을 입히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도 기자는 "그림 속 인물이 사진으로 인해 초상화 의뢰가 줄어 생계를 위협받는 현실에 대해 사진에 대한 대결적 '포즈'를 취한 것처럼 보인다"며 "이들은 사진이 과연 얼마나 대단할까 하며 다들 눈을 부릅뜨고 들여다보자며 뚫어지게 전방을 응시했던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진은 궁극적으로 '빛을 찍는 일'이며 빛이 있어야 대상을 볼 수 있고 그림도 마찬가지다"라며 "인상주의가 빛을 절묘하게 드러냄으로써 색도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게 됐으며 그건 빛과 색의 호환이 주는 해방감 즉, '힐링'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노석준 RPA 건축연구소 소장은 "사진은 기본적으로 무한 복제가 가능한 매체다"라며 "빛이 있어야 존재하기 때문에 인상주의 등장은 어찌 보면 필연이었으며 그림을 통한 힐링을 추구해 미술이 더 높은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스마트폰 때문에 사진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은 힐링하지 못하며 개인적 공간이 줄어든다"며 "그래서 다른 힐링이 필요할 수 있고 그것이 미술작품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석수선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어떤 사람은 경험하지 못한 찰나의 순간을 기록해 이를 통해 힐링하기도 한다"며 "결국 사진과 미술 작품을 통한 힐링은 개개인의 차이가 크므로 어떻게 생각하고 활용하는가에 달린 거 같다"고 말했다.
이렇듯 사진의 발달은 미술 분야에 혁명적인 영향을 미쳤다. 사진은 현실을 재현하고 기록하는 데에 탁월한 도구로 사용됐고, 예술가들은 사진을 예술 작품의 일부로 통합하기도 하며 계속 발전시켰다.
결과적으로 사진이 등장해 미술은 새로운 시각과 표현의 방식을 탐구하게 됐다. 사진은 현실을 사실적으로 담아내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그림과는 다른 감각적 경험을 제공했다. 이에 따라 예술가들은 사진을 사용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표현 방법을 찾아냈고 사진과 그림이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창조적인 시너지를 발생시켰다.
하지만 예술의 가치는 다양한 요소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사진의 발달이 미술의 예술적 가치를 높였다고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미술은 여전히 다양한 형식과 매체를 통해 여러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사진 역시 그중 하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예술의 가치는 개인의 경험과 시대적, 문화적 맥락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 사진의 발달이 미술의 예술적 가치를 높였을 수도 있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닐 것이라는 의견도 경청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사진의 등장이 가져온 나비효과가 아직도 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도광환 기자는 이를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보이는 것 이면의 '그 무엇'을 각각의 수단으로 '표현하려는 의지'는 인간의 본능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정리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기획·제작총괄 : 도광환, 진행 : 유세진·도광환·노석준·석수선, 촬영 : 김민규·유준하·이수아, 웹 기획 : 임소연, 자료조사 : 권순, 연출 : 김현주>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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