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건방진 놈” vs “정치 후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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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며칠 전 한동훈 법무장관을 향해 "이런 건방진 놈이 어디 있나. 어린놈이 선배를 능멸했다"고 막말을 쏟아냈다.
송 전 대표가 결백을 주장하며 법무장관을 성토한 것이라지만 5선 의원과 인천시장, 공당의 대표를 지낸 중진 정치인의 말이 맞나 싶을 정도로 표현이 저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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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은 송 전 대표가 2021년 당 대표에 도전했을 때 자기 당선을 위해 뛴 민주당 의원 20명에게 돈 봉투를 돌렸다는 혐의로, 송 전 대표도 수사를 받고 있다. 이미 현역 의원을 포함해 주변 인물 10명 가까이가 구속됐다. 송 전 대표가 결백을 주장하며 법무장관을 성토한 것이라지만 5선 의원과 인천시장, 공당의 대표를 지낸 중진 정치인의 말이 맞나 싶을 정도로 표현이 저급하다. 무죄 주장을 위해서라면 법리적으로 따지면 될 일인데, 공개 석상에서 욕설을 담아 현직 장관을 비난할 수 있나.
송 전 대표의 막말이 발단이 되긴 했지만 한 장관의 대응도 실망스럽다. 검찰 사무를 총괄하는 법무장관이 줄곧 정치색을 드러내고 민주당을 향해 공격적 발언을 해 온 연장선에서 “정치를 후지게”라는 등의 반박 글까지 쓴 것 아닌가. 정확한 사실관계도 밝히지 않은 채 “추잡한 추문”이라고 한 것도 적절치 않다. 한 장관과 민주당 원내대표가 마약 특활비 삭감 문제를 두고 “같잖다”는 말을 주고받은 적도 있다. 국회에서 논쟁은 할 수 있지만 서로 “같잖다” 같은 감정적 표현을 써야 했을까.
영향력 있는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일수록 공개 발언이나 입장 표명은 절제되고 신중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미칠 파장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거대 정당의 대표를 지냈고, 현 정부의 상징적인 장관이다. 막말과 수준 낮은 공방이 더해가는 정치판에 나쁜 사례가 또 추가된 것 같아 안타깝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의 발언이 정치혐오를 부추기거나 품격을 떨어뜨린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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