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궁’을 말하는 카자흐스탄 삼보 회장? “세계적인 한국 양궁 공유하고파” [아만사]

허윤수 2023. 11. 1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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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아시아양궁선수권서 한국과 세 차례 결승 격돌
아이도스 회장 "세계 정상인 한국인 코치 영입 의향 있어"
대한민국 양궁은 세계 최강으로 불린다. 사진=연합뉴스
아크자노프 아이도스(왼쪽) 카자흐스탄삼보연맹 회장은 최근 양궁협회 회장직에도 올랐다. 사진=FIAS
[예레반(아르메니아)=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아르메니아 예레반에서는 2023 세계삼보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구소련의 무술로 알려진 삼보는 굳히기, 메치기 등의 기술을 앞세운 스포츠 삼보와 헤드기어, 글러브를 착용한 채 타격 기술이 더해진 컴뱃 삼보로 구분됩니다. 에밀리아넨코 표도르와 UFC의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이슬람 마카체프 등이 삼보를 연마한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현지에서 삼보뿐만 아니라 ‘아르메니아에서 만난 사람들’(아만사)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카자흐스탄은 삼보 강국으로 꼽힌다. 지난 6월에는 2023 아시아·오세아니아 삼보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호평받았다. 그 중심에 있는 이는 아크자노프 아이도스 카자흐스탄삼보연맹 회장이다. 그는 최근 카자흐스탄양궁협회장까지 역임하게 됐다.

아이도스 회장은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개최됐던 아시아·오세아니아삼보선수권대회는 연맹과 정부는 물론 한국과 같은 참가국에도 큰 의미가 있었다”라며 “이런 대규모 국제 대회를 유지하면 국가 경제와 이미지 홍보에도 도움이 된다”라고 돌아봤다.

공교롭게도 세계삼보선수권대회를 위해 아르메니아에 모였을 때 태국 방콕에서는 2023 아시아양궁선수권대회가 열렸다. 한국과 카자흐스탄은 많은 종목에서 만나 양보 없는 대결을 펼쳤다.

리커브 남자 단체전에서는 김우진(청주시청), 이우석(코오롱), 김제덕(예천군청)이 나선 한국이 카자흐스탄을 세트 점수 6-2(58-56, 54-57, 58-53, 59-53)로 따돌리고 정상에 섰다. 컴파운드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도 최용희, 김종호(이상 현대제철), 양재원(상무)으로 구성된 한국이 카자흐스탄을 234-23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카자흐스탄도 저력을 보였다. 컴파운드 남자 결승전에서 안드레이 추춘이 한국의 김종호를 146-144로 제압하고 시상대 제일 꼭대기에 섰다.

아이도스 회장은 대한삼보연맹의 문성천 회장에게 “한국 때문에 우승하지 못했다”라고 농담 섞인 투정하면서도 결승 무대에 오른 성과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이도스 회장은 양궁에 대해 “한국이 종주국인 종목이라고 생각한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학생 때부터 양궁을 배우면서 훈련에 전념한다는 게 인상적이었다”며 “카자흐스탄도 DNA에 활쏘기가 녹아있다. 전통 무예 형식으로 보존되고 있으나 올림픽 종목의 양궁도 장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아시아양궁선수권대회에서 카자흐스탄이 뛰어난 성적을 내서 기쁘다”라며 “국내 양궁 발전에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덧붙였다.

카자흐스탄은 양궁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아이도스 회장은 “정부에서 양궁 발전을 위한 강한 의지를 피력하면서 회장직을 맡게 됐다”며 “물심양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아크자노프 아이도스 회장은 카자흐스탄 양궁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FIAS
아이도스 회장은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한국 양궁을 배우겠다는 의지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영어나 러시아어가 가능한 한국인 양궁 코치가 있다면 영입할 의향이 있다”라며 “최소 3~4년의 장기적인 계약으로 인재 양성에 전념할 전문가를 구한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에서 영입이 어렵다면 다른 나라에서도 찾을 생각”이라며 “체육부와 긴밀히 협조해 추진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카자흐스탄의 첫 번째 목표는 2024 파리 올림픽이다. 아이도스 회장은 “우선 남자 대표팀에 집중해 훈련 프로그램을 구성 중”이라며 “한국 전지훈련도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세계 정상의 실력을 보유한 나라로 그 경험을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카자흐스탄에도 재능과 뛰어난 정신력을 갖춘 선수들이 있다”며 “향후 세계 무대에서 눈부신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우린 항상 협력에 열린 자세이며 제안이 있다면 검토할 의지도 있다”라고 교류를 희망했다.

끝으로 아이도스 회장은 자신이 구상하는 큰 그림을 밝혔다. 그는 “향후 3년간 카자흐스탄양궁협회는 국내 17개 주 3개 시에 어린이 양궁 학교를 개설할 계획”이라며 “국내 지도자만으로는 부족하기에 다수의 외국인 지도자도 영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0년 이상 장기적인 안목으로 카자흐스탄 양궁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허윤수 (yunspor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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