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헐크’ 이만수 “살찔 틈 없이 바쁘게 봉사”[이헌재의 인생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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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26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당시 SK(현 SSG) 수석코치이던 이만수 전 SK 감독(65·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이 팬티 차림으로 그라운드를 돈 것이다.
이 전 감독과 라오스 선수단 40여 명은 지난달 20일 상의를 벗은 채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의 대통령궁 앞을 한 바퀴 돌았다.
달라지지 않은 것은 이 전 감독의 야구에 대한 열정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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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지 않은 것은 이 전 감독의 야구에 대한 열정만이 아니었다. 수십 년 운동으로 단련된 탄탄한 몸도 여전했다. 이 전 감독은 40세 이상 차이 나는 선수들 사이에서 전혀 부끄럽지 않은 몸매를 자랑하며 밝은 표정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65세의 나이가 무색하게 그는 유니폼을 입으면 더욱 ‘청춘’이 된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주최한 올해 고교 동창 야구 대회에 출전해 안타를 곧잘 때렸다. 같은 대회 올스타전에서는 모처럼 포수 마스크도 썼다. 그는 “평생을 했던 야구다. 지금도 방망이에 공이 잘 맞더라”면서 “이 나이에도 안타를 칠 수 있다는 게 고마운 일이다. 행여 다칠까 봐 젊을 때처럼 풀스윙을 하진 않는다”며 웃었다.
사실 그도 몸 관리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 2007년부터 2014년까지 SK에서 감독과 코치를 지내면서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식사 때문에 몸무게가 10kg 이상 불었다. 평소 82kg이었던 몸무게가 94kg까지 올라갔다. 건강검진 결과 모든 수치가 빨간색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후 그는 두 가지 원칙을 정했다. 하루 두 끼만 단백질과 채소 위주로 먹고, 하루에 최소 1만 보 이상을 걷는 거였다. 그는 선수 시절부터 결심한 게 있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는 독종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행이 한창이던 2021년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그는 베트남을 방문했다가 2주간 격리 통보를 받아 좁은 호텔 방에 격리됐다. 몸을 움직이기 쉽지 않은 공간에서도 그는 필사적으로 걸었다. 그는 “체중 관리를 위해 적게 먹고 끊임없이 몸을 움직였다. 나중에 보니 하루에 2만5000보씩 걸었더라”라고 말했다.
왕성한 봉사활동 역시 몸매 유지의 비결이다. 그는 재능기부를 하면서 1년에 전국 50여 곳의 전국 초중고교를 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재능기부위원 활동도 열심히 한다. 라오스와 베트남 등 외국에도 종종 나간다. 이달 초 제주에서 열린 야구캠프에 참가했던 그는 이달 말에는 야구 전수를 위해 캄보디아로 출국한다. 홈리스 등 소외된 이들을 위한 ‘리커버리 야구단’ 총재도 맡고 있고,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티볼 활동도 열심히 한다.
선수 시절 훈련을 위해 하루 4시간밖에 자지 않았던 그는 요즘도 하루 6시간 정도만 잔다. 그는 “적게 자는 덕분에 더 많은 인생을 사는 것 같다”며 “몸이 허락하는 한 야구를 통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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