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에 새긴 환상의 세계...펜으로 그은 경계의 풍경
[앵커]
독일에서 활동하는 김진언 작가는 알루미늄판에 동화 같은 장면을 그려 넣어 매혹적인 빛의 세계로 관객을 초대합니다.
박광수 작가는 스스로 만든 펜으로 수없이 선을 그어 세상의 시작과 끝이 맞닿아 있는듯한 경계의 풍경을 선보입니다.
이교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터미널 같은 공간.
지중해의 작은 섬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입니다.
형형색색 빛나는 금속판에서 원시의 생명력이 넘쳐 흐르고, 표면을 긁은 각도에 따라 빛의 색감이 달라지며 몽환적 풍경을 연출합니다.
김진언 작가는 알루미늄판을 긁고 새기고 인디언 잉크를 겹겹이 칠해 자신의 감각과 공간을 쌓아올립니다.
작품마다 디지털 매트릭스에서 탈출한 비행선이 무지개 빛을 따라 혹성으로 떠나는 이야기 등 신화나 동화 같은 상상을 불러 일으킵니다.
[김진언 / 작가 : QR코드를 닮은 대도시 사회와 근원적으로 주어진 자연의 세계, 그리고 자기만의 절대적인 공간, 이 3가지 공간이 공존하는, 그걸 내용으로 해서 동화 같은 작업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무수한 선들이 생동감 있게 그려져 현란한 숲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어린 시절 강원도 철원의 숲 풍경과 정서에 세월 속에 쌓인 창작자의 내적 충돌이 스며 있습니다.
박광수 작가는 작품마다 미지의 인물을 넣어 만드는 자와 만들어진 자의 흔적을 남기려 합니다.
[박광수 / 작가 : 제작자, 작가들이 만들어낸 어떤 결과물, 그리고 신과 인간, 부모와 자녀 이런 관계의 유사성을 통해서 뭔가 표현해 보고자, 그리고 상상했었던 어떤 장면들을 그리고자 했던 전시입니다.]
이를 위해 유화 물감이 마르기 전에 직접 만든 펜으로 수없이 선을 긋고 파내고, 색과 색을 뒤섞어 경계의 풍경을 표현합니다.
[박광수 / 작가 : 이런 선들을 통해서 이편과 저편을 명확하게 나누지 않고 모든 것이 수용 가능한 생명력이 움트고 있는 그런 세계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자연과 인간, 추상과 구상이 절묘하게 하나로 어우러져 회화의 새 지평을 열고 있습니다.
YTN 이교준입니다.
촬영기자 : 이동형
■ 전시 정보
SINN 김진언 개인전 <비밀의 정원, 미지의 섬>
11월 30일까지 / 금산·윈도우 갤러리
박광수 개인전 <구리와 손>
12월 9일까지 / 학고재
YTN 이교준 (kyoj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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