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태닉 일등석 승객은 뭘 먹었을까… 침몰 3일전 메뉴판, 낙찰가는
타이태닉 침몰 3일전 일등석 승객들에 제공됐던 저녁 메뉴판이 8만3000파운드(약 1억3000만원)에 낙찰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메뉴판 판매는 이날 영국의 경매업체 ‘헨리 알드리지 앤 선’에 의해 이뤄졌다. 이 메뉴판은 타이태닉호 침몰 3일 전인 1912년 4월 11일 저녁 식사 때 일등석 승객들에게 제공됐다. 당시 타이태닉호는 아일랜드 퀸스타운을 떠나 미국 뉴욕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메뉴판을 살펴보면, 이날 저녁으로는 소, 새끼 비둘기, 오리, 닭 등 여러 종류의 고기가 골고루 제공됐다. 굴과 연어 등 해산물도 나왔다. 각각 메뉴마다 어울리는 가니쉬, 소스 등이 다르게 곁들여졌다. 당근과 흡사한 뿌리채소인 파스닙으로 만든 퓌레와 쌀밥이 나오기도 했다. 디저트는 밀가루, 브랜디, 사과, 체리 등 재료에 향신료를 섞어 만드는 빅토리아 푸딩과 프랑스식 아이스크림이었다. 이를 두고 CNN은 “배의 일등석 승객들이 경험했을 화려함을 보여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 모든 음식이 소개된 메뉴판 크기는 가로 4.25인치(10.795㎝), 세로 6.25인치(15.875㎝)로, 캐나다 노바스코샤 출신 역사학자 렌 스티븐슨이 1960년대 사진 앨범에 보관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븐슨이 2017년 사망한 이후 그의 딸 메리 아니타가 소지품을 정리하다 이를 발견했다고 한다. 물에 젖었다 마른 흔적이 있으며, 메뉴판 상단 가운데는 타이태닉호를 만든 선박회사 화이트스타라인 로고가 그려져 있다.
당초 이 메뉴판은 최대 7만파운드(약 1억1300만원)에 낙찰될 예정이었지만, 이보다 1만3000파운드 더 비싼 8만3000파운드에 판매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경매업체 관리자 앤드루 알드리지는 “15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에서 다른 메뉴판이 살아남기는 했지만, 저녁 식사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며 “전 세계 박물관 및 타이태닉호 관련 물품 수집가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어디에서도 이와 같은 메뉴판을 찾을 수 없다더라”고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수많은 승객이 목숨을 잃은 비극적인 사고에서 파생된 물건들이 개인 사이 거액에 거래되는 데 대한 비판도 나온다. 영국 플리머스대학교 소속 해양사 부교수 해리 베넷은 희생자 시신에서 수습된 것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소유하는 건 ‘도덕성에 관한 문제’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베넷은 “개인이 소장하는 것보다 박물관에 있는 게 더 나을 것”이라며 “최소한 돈으로 사고파는 것에 대한 도덕적 문제가 사라지고, 일종의 정당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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