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출발 전부터 색안경…'또 폐지' 저주 못 피할까 [Oh!쎈 초점]
[OSEN=장우영 기자] 부활을 알린 ‘개그콘서트’가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화려한 부활일까, 실망의 연속일까.
KBS2 ‘개그콘서트’(개콘)가 오늘(11일) 밤 10시 25분 첫 방송된다. 1994년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21년 동안 수많은 스타 희극인과 유행어를 배출하며 시청자들의 주말 밤을 책임졌지만 2020년 종영한 ‘개콘’. 수많은 유행어와 스타를 배출한 ‘개콘’이었지만 달라진 방송 환경과 코미디 트렌드 변화 등을 따라가지 못하고 폐지 운명을 맞이했다.
‘개콘’ 종영 후 ‘코미디 빅리그’가 간신히 지키고 있던 공개 코미디 무대. ‘개콘’이 부활을 알리고 크루를 모집하고 첫 녹화를 시작할 즈음에 ‘코미디 빅리그’가 종영하면서 이제 ‘개콘’이 개그의 마지막 보루가 됐다. ‘개콘’은 박성호, 정태호, 정범균, 송영길, 정찬민, 신윤승 등 전성기를 이끌었던 선배 개그맨들과 홍현호, 김시우, 임선양, 임슬기, 오정율 등 패기로 똘똘 뭉친 후배 개그맨들이 지난 5월부터 약 6개월 동안 트렌디하면서도 전 세대가 함께 웃을 수 있는 다채로운 코미디로 다시 전성기를 열어보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시작 전부터 일부 색안경을 낀 시청자들이 우려의 의견을 내면서 시끌시끌하다. ‘개콘’ 첫 방송 전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 측은 “혐오와 차별을 피해 누구도 상처받지 않는 웃음과 재미를 선보여달라. 인권 감수성을 거스르지 않는 수준의 가이드 라인을 지켜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남겼다. 이에 김원효는 “그냥 보면 안 되나요? 단체가 뭐라 하는데 단체로 좀 와서 봐라. 정치하는 엄마들 말고 평범한 엄마들은 차별 없이 시청해 줄 거죠? 우리는 특정 단체를 위한 개그 프로가 아닙니다”고 말했다.
또한 김원효는 “보수정권만 욕한 앞잡이 ‘개콘’”이라는 발언에 “모든 정권을 다 풍자했다”고 답했고, “정치적 중립을 지켜달라”는 말에는 “이전에 어떤 개그에 어떤 개그맨이 어떤 한쪽을 비판했는지 명확히 말해달라. 저희는 ‘개그콘서트’지 ‘정치개그콘서트’가 아니다”고 설전을 벌였다. 첫 방송 전부터 어떤 코너와 어떤 개그가 나오는지 알려지지도 않았는데 일부 시청자들이 색안경을 끼고 우려를 표하며 설전까지 이어지게 됐다.
녹화는 진행됐고, 앞으로 ‘개콘’이 정치 풍자 개그를 선보일지 아직은 미지수다. 이에 김원효는 “유독 KBS에서 개그를 할 때만 시사를 원하는 경향이 있다. 다른 곳에서는 그런 요구가 잘 없다. 우리도 아이디어가 나와야 하지 억지로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박성호는 “준비는 하고 있지만 정치 풍자보다는 온 국민이 느낄 수 있는 시대 풍자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개그도 시기가 중요하다. 일단은 ‘개콘’에 이목이 모일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정치가 주제로 가진 않고, 소재로 갈 생각이다”고 밝혔다.
‘개콘’이 전성기를 달렸을 때와 다르게 높아진 시청자들의 눈과 웃음 코드, 사회적 정서, 가치관 등도 ‘개콘’이 뛰어 넘어야 할 허들이다. 이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로, 자칫 웃음에 욕심을 내다 무리수로 이어지고, 선을 넘는 개그가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지양해야 할 점이다.
조현아 KBS 예능 센터장은 “재미없으면 바로 편집이다. 테스트 코너가 있고 만약 편집이 되더라도 보완해서 선보일 예정이다. 편집이 되더라도 섭섭해 하지 말고 언제가는 사랑 받을 코너가 될 거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해주시길 바란다”며 ‘필사즉생 필생즉사(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 것이요, 반드시 살고자하면 죽을 것이다)’를 강조했다.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개그콘서트’. 일요일 밤을 웃음으로 마무리하겠다는 ‘개그콘서트’가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개그 르네상스의 시작을 알릴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다시 ‘폐지’ 운명을 맞게 될지. 첫 방송 시간인 오늘(11일) 밤 10시 25분에 시선이 모인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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