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 ‘집념’이 살렸다
후반 김주찬 골로 짜릿한 역전승
다이렉트 강등 피하기 불씨 살려
2-2로 맞선 후반 33분. 수원 삼성 김주찬은 뒤에서 날아온 패스를 절묘한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10 대 11의 수적 열세에서 뽑은 극적인 역전골. 수원종합운동장 서쪽에 자리한 수원 삼성 서포터스 2000명은 일제히 함성을 쏟아냈다. 다른 3개 면 관중석에 앉은 수원FC 팬들은 입을 다물지 못한 채 넋을 잃고 말았다.
이어진 수원 삼성의 육탄 수비, 수원FC의 파상공격. 창과 방패, 방패와 창이 수차례 충돌했지만 뚫지도 못하고, 뚫리지도 않았다. 어렵게 승리한 꼴찌 수원 삼성은 다이렉트 강등을 피할 수도 있다는 희망을 발견했다.
수원 삼성은 12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6라운드에서 역시 강등 싸움 중인 10위 수원FC를 1골 차로 꺾었다. 승점 3점을 보태 29점(7승8무21패)이 된 수원 삼성은 꼴찌(12위)에 머물렀으나 11위 강원FC와 승점 차를 1로 좁혔다. 수원 삼성은 FC서울, 강원FC전을 남기고 있다. 두 차례 모두 이기면, 꼴찌 형벌인 ‘자동 강등’은 면한다.
예상하지 못한 역전승이었다. 수원 삼성은 전반 15분 상대를 손으로 밀친 카즈키가 퇴장당했다. 전반 30분 우노 고메스에게 선취골까지 내줬다. 전반 인저리 타임 혼전 속에 나온 아코스티의 동점골이 불씨를 살렸다. 후반 들어 수원 삼성은 8분 만에 역전골을 뽑았다. 안병준의 20m짜리 중거리포. 그러나 8분 만에 다시 동점골을 허용해 2-2.
자동 강등을 피하려면 승리가 필요했다. 수원 삼성 염기훈 감독대행은 승부수를 던졌다. 마지막 교체자원을 뮬리치 등 모두 공격수로 투입한 것이다. 뮬리치는 특급 도우미가 됐다. 감각적으로 발을 툭 갖다댄 패스가 김주찬 앞으로 떨어졌고 그게 결승포로 연결됐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수원 삼성 서포터스는 여느 때처럼 “나의 사랑, 나의 수원”을 힘차게 외쳤다. 김주찬은 “마침표가 아닌 마침표 찍은 느낌”이라고 기뻐했다.
염기훈 감독 대행은 “내가 한 게 없다. 모두 선수들이 이뤄낸 일”이라며 “공격수들이 큰 자신감을 가졌다. 서울전(25일)에서도 잘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원FC는 승점 32점(8승8무20패)으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순위는 그대로 10위. 강등 걱정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9위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40점)와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1부리그에서 꼴찌는 무조건 2부로 강등된다. 10위는 K리그2(2부리그) 플레이오프(3~5위) 승자와 승강플레이오프를 벌이고, 11위는 2부리그 2위와 승강플레이오프를 치러 잔류와 강등을 결정한다.
인천에서는 인천 유나이티드와 전북 현대가 1-1로 비겼다. 리그 2연패를 확정한 울산 현대는 홈에서 2위 포항 스틸러스와 난타전 끝에 3-2로 이겼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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