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2008년 SK처럼 “이대로 몰아붙여”…KT, 2013년 삼성처럼 “이대론 못 끝낸다”

안승호 기자 2023. 11. 12.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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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패권 갈림길
LG·KT, 13일 밤 ‘사생결단’
2008년 두산에 1차젼을 내준뒤 4연승으로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한 SK(위 사진)와 2013년 1승3패 열세에서 내리 3연승으로 정상에 오른 삼성 선수들이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세 오른 LG, 1패 뒤 4연승으로 우승 한 풀기 ‘5차전 올인’
벼랑에 몰린 KT, 1승3패서 역전 드라마 발판 마련 ‘배수진’

역사를 다시 볼 시간이다. 또 하나의 역사를 추가할 시간이기도 하다.

겨울 풍경에서 벌어지는 2023년 가을야구의 ‘마지막 무대’ 한국시리즈도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정규시즌 우승팀 LG가 KT에 3승1패로 앞서며 통합우승 가능성을 한껏 끌어올린 가운데 13일 잠실에서 5차전이 이어진다.

LG는 잠실 5차전이 올시즌 프로야구의 ‘끝’이 되기를 바란다. KT는 잠실 5차전이 새로운 흐름의 ‘시작’이 되는 그림을 꿈꾼다.

LG는 지난 7일 잠실 1차전 패배 뒤 내리 3연승을 달렸다. 1패 뒤 4연승으로 시리즈를 마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과거 한국시리즈에서 첫 판을 내준 뒤 4연승을 달린 팀은 승패 균형을 바꾸는 과정에서 분위기도 쓸어 담았는데, LG가 그와 비슷한 흐름으로 5차전을 맞고 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패 뒤 4연승으로 우승을 이룬 경우는 모두 4차례. 1989년 해태가 빙그레에 첫 판을 내준 뒤 4연승으로 시리즈를 끝냈고, 2008년에는 SK가 두산에 1차전을 빼앗긴 뒤 4연승으로 정상에 올랐다. 2015년에는 두산이 삼성을 만나 같은 역사를 만들었고, 2017년에는 KIA가 1패를 먼저 안고도 4연승으로 두산을 밀어냈다.

이 중 SK는 먼저 지고 연승으로 시리즈 주인이 되는 역사를 가장 자주 만들었다. 2007년 두산과 한국시리즈에서 만나 2패 뒤 4연승으로 우승 샴페인을 터뜨렸고, 2008년에도 두산을 만나 비슷한 흐름의 시리즈를 재연했다.

SK는 2008년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두산 선발 매트 랜들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두산 타선의 기세에 고전하며 2-5로 패했지만, 2차전을 5-2로 잡아낸 뒤 흐름을 5차전까지 이어갔다.

LG는 이번 시리즈에서 2차전부터 고비마다 터진 홈런으로 승패 풍향을 바꿨는데, 2008년 SK의 한국시리즈와도 닮은 점이 많다. SK는 2008년 한국시리즈 2차전 3-2에서 7회 나온 김재현(현 LG 총괄)의 쐐기 투런홈런으로 승세를 굳혔고, 3차전에서는 1-1이던 6회 터진 최정의 결승 투런홈런으로 3-2 승리를 끌어냈다. 샅바싸움과 힘겨루기를 끝내고 맞은 4, 5차전은 비교적 쉽게 손에 넣었다.

LG는 8일 잠실 2차전에서 8회 터진 박동원의 2점홈런으로 다 넘어간 경기를 가져왔고, 10일 수원 3차전에서는 홈런 공방전 끝에 9회 오지환의 역전 3점홈런으로 시리즈 전체 흐름의 주인이 됐다.

염경엽 LG 감독은 선발 케이시 켈리에 불펜을 총동원하는 ‘올인 전략’으로 끝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4승1패 우승을 노린다.

KT는 1승3패에서 시리즈를 뒤집은 ‘2013년 삼성’ 역사를 다시 본다.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은 1승3패 열세에서 맞은 5차전도 힘겨웠지만, 5-5이던 8회 박한이의 2타점 적시타로 리드를 잡은 끝에 2승3패를 만들며 한숨을 돌렸다. 이후 6, 7차전에서는 5차전에서 기회를 놓친 두산을 압도하는 흐름을 타며 4승3패로 축배를 들었다.

국내파 에이스 고영표를 선발 마운드에 올리는 KT 또한 5차전을 잡는다면, LG를 다시 압박할 수 있을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6, 7차전이 성사되면, LG는 국내파 선발진에 대한 ‘불투명성’이라는 찜찜함이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KT는 5차전을 이긴다면 ‘벼랑 끝 탈출’ 이상의 의미 부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러모로 특별한 5차전이 열린다. 또 하나의 한국시리즈 역사를 남기는 5차전이 될 수도 있다.

안승호 선임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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